성명 및 논평

[성명] 방송국의 책임을 감독급 스태프에 전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규탄한다!

2019-07-17
조회수 477

방송국의 책임을 감독급 스태프에 전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규탄한다!

 

지난 2월 27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고용노동부에 요청한 KBS 4개 드라마 (<왼손잡이 아내>, <닥터 프리즈너>, <국민 여러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오늘 발표되었다.

 

그 결과는 실망스럽다. 고용노동부는 4개 드라마에 참여한 총 184명의 스태프 중 137명에 대한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여전히 근로계약서 미작성·최저임금 위반·노동시간 위반이 일어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나머지 47명의 감독급 스태프들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 책임하에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도리어 감독급 스태프와 팀원 사이의 계약이 근로계약이라고 명시하며, 근로계약의 책임을 감독급 스태프에게 전가했다.

 

이 결과는 2018년의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서 단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결과이다. 작년 2월 28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참여한 연대모임 드라마제작환경개선TF는 KBS 드라마 <라디오 로맨스>, OCN 드라마 <그 남자 오수>, tvN 드라마 <크로스>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었다. 이때에도 고용노동부는 그해 9월 177명 중 157명의 방송 스태프의 노동자성을 인정했지만, 정작 20명의 감독급 스태프들에 대해서는 노동자성을 단 하나도 인정하지 않은 결과를 발표해 방송 노동자들의 많은 공분을 낳았다.

 

두 차례의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의하면 감독급 스태프는 본인 책임하여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자로서 방송국은 물론 외주제작사와 동등한 관계를 맺으며 방송 노동에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감독급 스태프 역시 일방적으로 방송국와 외주제작사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는 엄연한 한 명의 노동자일 따름이다. 단지 오랜 시간 동안 방송업에서 관행으로 굳어진 턴키 계약으로 인해 개인사업자로서 계약을 맺었을 뿐, 감독급 스태프 역시 노동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들 역시 매일 같이 반복되는 장시간 촬영과 야간 노동에 시달리며, 비정규직 노동자라는 이유로 온갖 차별과 불합리한 요구에 시달린다.

 

게다가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는 열악한 방송 노동의 책임을 방송국이 아니라 외주 제작사나 감독급 스태프에게 전가하고 있는 큰 문제가 있다.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함에 있어 방송국이 지니는 책임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제작 상황을 관리·감독해야 할 방송사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물론, 감독급 스태프와 외주 제작사의 도급 계약은 합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며 실제 방송 노동의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결론을 도출했다.

 

고용노동부는 2018년에 이어 올해에도 이러한 방송 노동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내놓았다. 고용노동부는 방송 노동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과연 있는가? 그저 말로만 불공정관행을 개선하겠다고 외치는 것은 하나도 의미가 없다. 고용노동부는 노동 문제를 총괄하는 정부 부처로서 책임있는 자세와 진정성 있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오늘 발표한 KBS 드라마 특별근로감독 결과로써 고용노동부는 스스로 자신들이 무지함을 드러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엉터리로 시행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규탄한다! 고용노동부는 매일 같이 고강도의 야간-장시간 노동과 불합리한 처우 속에서 고통받는 방송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무시하지 말라. 고용노동부는 방송-미디어 노동 환경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라!

 

2019년 7월 17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