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명]
CJ ENM 엠넷 <아이랜드>의 충격적인 방송 노동 실태!
CJ ENM에게는 방송 노동 환경 개선 의지가 있는가?
지난 6월 15일, 언론에 충격적인 소식 하나가 보도되었다. CJ ENM의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 ‘엠넷’에서 6월 26일부터 방송 예정이었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에서 무수한 사건·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언론에 폭로한 <아이랜드> 관계자의 이야기에 의하면 CJ ENM은 <아이랜드>의 제작비·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조연출에게 장시간 노동은 물론 과중한 업무를 상시적으로 부여했다. 제대로 법인카드 한도를 확보하지 않아 신입 PD에게 몇백만원 대의 제작비를 사비로 사용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또한 한 눈에 보기에도 무대가 안전하게 보이지 않아 제작진들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CJ ENM은 무리하게 촬영을 강행하며 제작진과 아이돌 연습생인 출연자가 무대에서 떨어지는 중상을 입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심지어는 작년 투표 결과를 조작하고, 연예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으며 물의를 일으킨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김용범·안준영 PD에 대한 탄원서를 조연출을 상대로 받는 일까지 있었다.
이에 대해 CJ ENM은 <아이랜드> 촬영 중 낙상사고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고 언론에게 답변했다. 또한 김용범·안준영 PD에 대한 탄원서는 회사 차원에서 모은 것이 아니라 PD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으로 <아이랜드>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니다. 언론에 <아이랜드>의 문제를 제보한 관계자는 CJ ENM이 충분한 제작비나 인력을 준비하는 대신 신입 PD나 조연출에게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출범한 계기인 2016년 CJ ENM의 PD로 입사한 그 해 세상을 떠난 故 이한빛 PD의 죽음하고도 겹쳐지는 모습이다.
이한빛 PD는 입사 후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로 배정받은 이후 과중한 업무를 부여받으며 심각한 수준의 고통을 받았다. 의상·소품 관리, 촬영장 식사 준비, 촬영 데이터 관리, 예산 정산 등 각각 한 사람이 맡아도 쉽지 않은 일을 ‘신입 조연출’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맡게 되었다. 방송사 고위직이 보기에 촬영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로 스태프 교체를 명령한 뒤, 기존에 근무하던 방송 노동자에게 해고를 지시하는 일도 이한빛 PD가 수행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새롭게 스태프를 교체한 여파로 현장의 인력은 충분치 않았고, 소위 ‘쪽대본’이라 불리우는 생방송 촬영까지 더해지며 이한빛 PD는 무척이나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이한빛 PD는 제대로 일을 수행하지 못하고, 방송 노동자 정리해고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질책과 언어폭력,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게 CJ ENM은 한 명의 젊은 PD를 죽음으로 항거하는 길밖에는 선택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한빛 PD의 사후 유가족과 이한빛 PD의 지인, 언론노조나 청년유니온 같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대책위가 결성되었다, 대책위는 약 8개월 간의 투쟁과 활동 끝에 2017년 6월 CJ ENM으로부터 사과를 받게 되었다. 동시에 CJ ENM은 이한빛 PD의 죽음에 대한 사측의 책임을 인정하며, ‘제작인력의 적정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을 비롯한 방송 제작 환경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이후로 CJ ENM은 정말로 방송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왔는가? 이한빛 PD의 죽음 이후로도 CJ ENM은 수많은 드라마의 제작 환경을 계속 열악한 상태로 방치해왔다. 2018년 tvN 드라마 <화유기>에서는 새벽에 무리하게 조명 설치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방송 노동자가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되고, 2019년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주 151시간 연속 촬영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CJ ENM은 계속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거의 없었다. <아이랜드> 관계자의 폭로는 이를 극명하게 방증한다.
<아이랜드>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CJ ENM은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비롯해 <소년24>, <아이돌학교> 등 엠넷에서 방송한 수많은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무수한 비리를 저지르고 열악한 촬영 현장을 방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제작진들은 정당하고 공정한 평가 대신 뇌물과 향응을 대가 삼아 왜곡된 심사를 자행했다. 또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청소년 아이돌 지망생들에게는 휴식 시간 없이 장시간 촬영을 하다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거나 제대로 된 환기 시설 없이 합숙 촬영을 하는 도중 피부 질환에 걸리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했지만 제대로 된 대처나 예방 조치는 없었다.
심각한 수준으로 문제가 불거진 뒤인 2019년 12월이 되어서야 CJ ENM은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사건이 일어난 근본적인 이유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자성은 없었다. CJ ENM 자신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아이돌을 비롯한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을 착취한 것에 대한 반성도 없었다. CJ ENM은 사과 이후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아이랜드>에서 발생한 청소년 아이돌 출연자의 ‘산재 사고’는 불행한 사고가 아니라, CJ ENM의 탐욕이 낳은 필연적인 인재였다.
<아이랜드>에서 발생한 온갖 방송 노동의 문제는 단순히 엠넷이나 <아이랜드> 만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이랜드>의 사고는 CJ ENM이 2017년 6월 이한빛 PD의 유가족과 대책위 앞에서 방송 노동 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은채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로써 CJ ENM은 입만 번지르르하게 말을 늘어놓을 뿐, 방송 노동 환경 변화를 위한 실천 의지는 하나도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CJ ENM에 다음 사항을 요구한다.
CJ ENM은 2017년 7월에 이한빛 PD의 유가족과 tvN <혼술남녀> 신입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앞에서 약속한 방송 노동 환경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 약속을 바르게 준수하라!
CJ ENM은 충분한 제작비나 인력 확보 없이 신입 PD나 조연출을 비롯한 방송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작태를 중단하라!
CJ ENM은 더 이상의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착취와 노동 인권 침해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라!
CJ ENM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산업 안전과 보건에 대한 의무를 자사 프로그램 촬영 현장에서 철저하게 이행하라!
2020년 6월 17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성명]
CJ ENM 엠넷 <아이랜드>의 충격적인 방송 노동 실태!
CJ ENM에게는 방송 노동 환경 개선 의지가 있는가?
지난 6월 15일, 언론에 충격적인 소식 하나가 보도되었다. CJ ENM의 음악 전문 케이블 채널 ‘엠넷’에서 6월 26일부터 방송 예정이었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아이랜드>(I-LAND)에서 무수한 사건·사고가 있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언론에 폭로한 <아이랜드> 관계자의 이야기에 의하면 CJ ENM은 <아이랜드>의 제작비·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조연출에게 장시간 노동은 물론 과중한 업무를 상시적으로 부여했다. 제대로 법인카드 한도를 확보하지 않아 신입 PD에게 몇백만원 대의 제작비를 사비로 사용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또한 한 눈에 보기에도 무대가 안전하게 보이지 않아 제작진들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CJ ENM은 무리하게 촬영을 강행하며 제작진과 아이돌 연습생인 출연자가 무대에서 떨어지는 중상을 입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심지어는 작년 투표 결과를 조작하고, 연예기획사 관계자로부터 성접대를 받으며 물의를 일으킨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김용범·안준영 PD에 대한 탄원서를 조연출을 상대로 받는 일까지 있었다.
이에 대해 CJ ENM은 <아이랜드> 촬영 중 낙상사고에 대한 사실을 인정하고 안전 조치를 강화했다고 언론에게 답변했다. 또한 김용범·안준영 PD에 대한 탄원서는 회사 차원에서 모은 것이 아니라 PD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으로 <아이랜드>에서 발생한 모든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니다. 언론에 <아이랜드>의 문제를 제보한 관계자는 CJ ENM이 충분한 제작비나 인력을 준비하는 대신 신입 PD나 조연출에게 떠넘겼다고 지적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출범한 계기인 2016년 CJ ENM의 PD로 입사한 그 해 세상을 떠난 故 이한빛 PD의 죽음하고도 겹쳐지는 모습이다.
이한빛 PD는 입사 후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조연출로 배정받은 이후 과중한 업무를 부여받으며 심각한 수준의 고통을 받았다. 의상·소품 관리, 촬영장 식사 준비, 촬영 데이터 관리, 예산 정산 등 각각 한 사람이 맡아도 쉽지 않은 일을 ‘신입 조연출’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두 맡게 되었다. 방송사 고위직이 보기에 촬영본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로 스태프 교체를 명령한 뒤, 기존에 근무하던 방송 노동자에게 해고를 지시하는 일도 이한빛 PD가 수행하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새롭게 스태프를 교체한 여파로 현장의 인력은 충분치 않았고, 소위 ‘쪽대본’이라 불리우는 생방송 촬영까지 더해지며 이한빛 PD는 무척이나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이한빛 PD는 제대로 일을 수행하지 못하고, 방송 노동자 정리해고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불합리한 질책과 언어폭력,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다. 그렇게 CJ ENM은 한 명의 젊은 PD를 죽음으로 항거하는 길밖에는 선택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한빛 PD의 사후 유가족과 이한빛 PD의 지인, 언론노조나 청년유니온 같은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대책위가 결성되었다, 대책위는 약 8개월 간의 투쟁과 활동 끝에 2017년 6월 CJ ENM으로부터 사과를 받게 되었다. 동시에 CJ ENM은 이한빛 PD의 죽음에 대한 사측의 책임을 인정하며, ‘제작인력의 적정 근로시간 및 휴식시간’을 비롯한 방송 제작 환경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이후로 CJ ENM은 정말로 방송 제작 환경을 개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왔는가? 이한빛 PD의 죽음 이후로도 CJ ENM은 수많은 드라마의 제작 환경을 계속 열악한 상태로 방치해왔다. 2018년 tvN 드라마 <화유기>에서는 새벽에 무리하게 조명 설치 작업을 진행하던 중 방송 노동자가 떨어져 하반신이 마비되고, 2019년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는 주 151시간 연속 촬영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큰 충격을 주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CJ ENM은 계속 제작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변한 것은 거의 없었다. <아이랜드> 관계자의 폭로는 이를 극명하게 방증한다.
<아이랜드>의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2019년 CJ ENM은 <프로듀스 101> 시리즈를 비롯해 <소년24>, <아이돌학교> 등 엠넷에서 방송한 수많은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무수한 비리를 저지르고 열악한 촬영 현장을 방치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제작진들은 정당하고 공정한 평가 대신 뇌물과 향응을 대가 삼아 왜곡된 심사를 자행했다. 또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청소년 아이돌 지망생들에게는 휴식 시간 없이 장시간 촬영을 하다 쓰러지는 일이 발생하거나 제대로 된 환기 시설 없이 합숙 촬영을 하는 도중 피부 질환에 걸리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한 사고가 빈발했지만 제대로 된 대처나 예방 조치는 없었다.
심각한 수준으로 문제가 불거진 뒤인 2019년 12월이 되어서야 CJ ENM은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사건이 일어난 근본적인 이유인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자성은 없었다. CJ ENM 자신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아이돌을 비롯한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을 착취한 것에 대한 반성도 없었다. CJ ENM은 사과 이후 채 6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하기 시작했다. <아이랜드>에서 발생한 청소년 아이돌 출연자의 ‘산재 사고’는 불행한 사고가 아니라, CJ ENM의 탐욕이 낳은 필연적인 인재였다.
<아이랜드>에서 발생한 온갖 방송 노동의 문제는 단순히 엠넷이나 <아이랜드> 만의 문제에 머무르지 않는다. <아이랜드>의 사고는 CJ ENM이 2017년 6월 이한빛 PD의 유가족과 대책위 앞에서 방송 노동 환경 개선을 약속했지만, 그 약속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은채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이다. 이로써 CJ ENM은 입만 번지르르하게 말을 늘어놓을 뿐, 방송 노동 환경 변화를 위한 실천 의지는 하나도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는 CJ ENM에 다음 사항을 요구한다.
CJ ENM은 2017년 7월에 이한빛 PD의 유가족과 tvN <혼술남녀> 신입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앞에서 약속한 방송 노동 환경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 약속을 바르게 준수하라!
CJ ENM은 충분한 제작비나 인력 확보 없이 신입 PD나 조연출을 비롯한 방송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작태를 중단하라!
CJ ENM은 더 이상의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에 대한 착취와 노동 인권 침해를 중단하고, 제대로 된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라!
CJ ENM은 산업안전보건법에 규정된 산업 안전과 보건에 대한 의무를 자사 프로그램 촬영 현장에서 철저하게 이행하라!
2020년 6월 17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