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및 논평

[성명] 미얀마 군부는 학살을 멈추고 민중에게 권력을 양도하라! 한국 정부와 기업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협력 행위를 중단하라

20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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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미얀마 군부는 학살을 멈추고 민중에게 권력을 양도하라!

한국 정부와 기업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협력 행위를 중단하라


지난 2월 1일, 충격적인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2010년대 들어서 단계적 민주화를 진행하기로 약속했던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치인들을 강제로 구금하고 권력을 탈취하기로 했다는 소식이었다. 53년이라는 오랜 억압의 세월을 견뎌내고 2015년 새롭게 다시 출범한 미얀마의 민간인 정부는 분명 한계가 없진 않았다. 여전히 군부의 힘이 막강하고, 로힝야족 학살 사태와 같은 인권 문제에 있어서도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못 하는 문제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미얀마의 사람들이 민주적인 방식으로 주체성을 지니며 해결해야 할 것들이었다. 미얀마 군부는 단계적 민주화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더욱 많은 권력을 원했고, 그 권력을 더욱 오랜 시간 동안 공고하게 유지하기를 바랐다. 그러한 군부의 야욕이 간신히 형식적인 민주화를 위해 나아가고 있던 미얀마에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공든 탑을 무너뜨리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더 이상 미얀마의 민중들은 가만히 주저앉아 있는 길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전 미얀마가 군사독재로 신음할 때에도 미얀마의 시민과 노동자들은 군부의 강한 억압 속에서도 반기를 들고 미얀마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을 이어나갔다. 2012년 미얀마 군부의 단계적 민주화 이행 약속과 2015년 미얀마 야당의 승리는 이러한 움직임이 축적되어 낳았던 하나의 성과였다.


조금씩 미얀마가 민주화의 길을 걷고 있던 상황에서 군부의 반동적인 행동은 오히려 미얀마의 시민과 노동자들이 새롭게 단결하고 투쟁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에 미얀마 군부는 시위에 동참하는 시민들을 학살하면서 운동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역사 속에서 군부를 비롯한 독재 정권이 강한 탄압을 통해 겉으로는 운동을 잠재운 것처럼 보여도, 민중들은 물밑에서 다시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고 끝내 분출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사례들이 결코 적지 않았다. 미얀마의 민중 역시 결코 쉽게 패배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의 많은 민중과 시민사회단체들은 미얀마 민중들과 함께 연대하는 길을 택하며 미얀마 시민과 노동자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민중의 차원에서 연대하더라도, 정부와 자본이 계속 미얀마의 군부를 돕고 있다면 투쟁을 더욱 장기화되고 길어질 것이다.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서 보도된 것처럼,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와 포스코를 비롯해 여러 한국 기업이 미얀마 군부가 연관되어 있는 자본과 합작하는 움직임은 국내외에서 지탄을 받은지 오래다.


동시에 한국 방송-미디어 기업도 절대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MBC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은 미얀마의 국영 방송 채널 중 하나인 ‘MRTV’에 포맷을 수출했다. 현재 MRTV는 미얀마 군부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방송하고, 미얀마 민중의 투쟁을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보도를 지속하며 많은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MBC는 미얀마 민중의 투쟁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이 MRTV를 비롯한 군부 계열의 방송사와 경제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제대로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미얀마 민중들의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군부의 학살과 잔학한 만행에 단호히 반대한다. 그리고 미얀마 군부의 배를 불리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협력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한빛센터는 앞으로도 미얀마를 비롯해 다양한 세계 민중의 투쟁에 여력이 되는 한 연대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도록 할 것이다.


2021년 4월 21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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