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논평] 방송통신위원회 지상파 재허가 조건의 ‘비정규직 처우개선’ 항목 추가를 환영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들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라!

2020-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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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방송통신위원회 지상파 재허가 조건의 ‘비정규직 처우개선’ 항목 추가를 환영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들은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라!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지난 18일, KBS를 비롯한 21개 지상파방송사업자가 운영하는 162개 방송국의 재허가를 의결하면서 모든 방송국에 재허가를 위한 공통조건으로 ‘비정규직 처우개선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해당 재허가 조건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모든 방송국이 매년 4월까지 한 차례씩 ‘방송사별 비정규직(계약직, 파견직, 프리랜서 등) 인력 현황 및 근로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를 제출해야 하며, 이와 함께 재허가 이후 6개월 이내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제출해야 한다. 개선방안의 이행 실적 역시 매년 4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방통위의 지상파 방송사를 재허가하는 조건에 ‘노동 환경’에 대한 문제를 적시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오랜 시간 방통위는 방송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있어 ‘미디어 시장 확대’를 주된 과제로 여겨왔었다. 그러나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를 만드는 이들의 노동 환경에 대한 고민은 정책에서 발견하기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을 방치해 노동자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음에도 방송사를 통제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을 마련하지 못했다. 방송과 통신 영역의 국가 정책을 대표하는 기구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정체 상태에 놓여 있던 방통위가 이제는 서서히 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지상파 재허가 조건에 ‘비정규직 처우개선’ 조항을 삽입하고, 각 지상파 방송사로 하여금 비정규직 고용 실태와 처우 개선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은 방통위가 점차 실제로 방송과 미디어를 만드는 ‘노동자’를 향해 변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하나의 지표와 마찬가지이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비정규직 인력들이 매일매일 무수한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헌신함에도 제대로 된 양적 실태 자료 하나 없었다. 당연히 방송 노동 환경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로드맵도 존재하지 않았다.


방통위가 방송사를 방치하는 사이, 수많은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에 다시 방치되며 몸과 마음을 다쳐갔다. 모두가 똑같은 ‘방송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표준근로계약서 한 장을 쓰기도 쉽지 않았다. 4대 보험 또한 가입하기 어려웠기에 일을 하다 다쳐도 산재 보상을 받기도 어려웠고다. 위계 질서가 너무나도 공고한 방송 제작 현장의 문화는 비정규직, 프리랜서 방송 노동자를 한 명의 동료로 보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렇게 숨막히는 현실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러한 폭력적인 구조 아래 피해를 입었는지 여전히 제대로 된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방통위가 이제라도 방송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해 나선 것에 환영한다. 방통위는 지상파 방송사를 통제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진 국가 기관이지만, 오랜 시간 방통위는 이 힘을 어떻게 제대로 사용할지를 모르는 모습의 연속이었다. 시민이 부여한 정당한 힘을 방송 노동자의 권익을 위하여 제대로 활용할 수 있길 기원한다.


물론 방통위의 이러한 조치에 마냥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방통위는 현재 지상파와 종편 채널에게만 재허가권을 가지고 있으며, CJ ENM을 비롯한 케이블·유료방송채널이나 최근 대두하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권한을 갖지 못한 상황이다. 동시에 근래 MBN이 종편 인가 과정에서 방송사 설립에 필요한 자본금을 차명으로 충당하고 분식회계를 저지르는 등의 심각한 문제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조건부 재승인’을 하는 일이 있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방통위가 향후 ‘비정규직 처우개선’ 항목을 어떻게 재심사하고, 이를 심각하게 위반하였을 경우 어떠한 조치를 내릴 것인지는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이다.


아울러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방통위가 재허가 심사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정책 시행 과정에서도 방송 노동자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이들의 권리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방송사들 역시 이번 방통위의 조치를 계기로 방송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제대로 시행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역시 방통위는 물론, 방송사들이 방송 노동자들과 함께 상생하는 곳으로 탈바꿈할 때까지 계속 최선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


2020년 12월 23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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