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친구들’ 기자회견문
“미디어 뒤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미디어친구들’,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미디어노동, 제대로 캠페인> 진행
상암-여의도-목동 등 방송미디어 노동자 밀집 근무 지역에서
우리의 콘텐츠가 아카데미와 칸의 레드카펫을 누비는 시대입니다. 영광의 무대에 오른 배우며 감독들은 트로피를 손에 쥐고 이렇게 말합니다. 함께 일한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그렇습니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모든 영상 뒤에는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방송 드라마도, 뉴스도, 다큐멘터리도, 공연무대도, 게임도, 그리고 유튜브도 똑같습니다.
한류가 지구촌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K-pop’이라는 단어가 국제공용어로 통할 만큼 대중문화산업이 성장했습니다. 비범한 재능을 갖춘 분들이 앞에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없다면 ‘K-방역’이 존재하지 못하듯이, 한류 역시 대중의 눈이 닿지 않는 그늘에서 열정을 바친 미디어 노동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도 수억 명의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화려한 영상 뒤편에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일하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우리 대중문화산업의 역군이자 숨은 주인공들에게 인색합니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지상파 방송 3사의 보도․시사․교양 방송작가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해 363명 가운데 152명의 노동자성을 확인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방송작가에게 방송지원직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행정직으로 전환하는 등 변칙과 탈법을 동원해 여전히 방송작가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일은 시키되 일을 시키는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노동환경이 이럴진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미디어 노동자들이 어떤 처우를 받고 있을지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드라마 제작 방송스태프 노동실태 긴급 점검 조사(2020년) 결과에 따르면,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미디어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비율은 고작 2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2018년․2019년 실시한 두 차례의 근로감독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를 근로자라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디어 노동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등 드라마 방송 제작 현장의 불법적 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 소속 8개 단체는 KBS 드라마 제작 사업장 6개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사람을 쓰는 자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 작성조차 회피했습니다. 그러나 고발 이후 1년이 되어가도록 사건은 검찰 송치는커녕 고용노동부 조사 단계에서 주저앉아 있고, 이러는 사이 5개 드라마는 종영되었습니다.
대다수의 미디어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는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과 박봉 그리고 위험한 작업환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의 눈물겨운 자구 노력과 시민사회의 연대에 힘을 입어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지만, 그에 비례해 OTT 사업자나 외주제작 방송사 자회사들의 등장으로 드라마 제작 현장의 지배구조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과거 경제성장의 시대, 제조업 노동자들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를….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입니다. 그러나 공장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제조업의 뿌리가 뽑힐 거라며 양식 있는 이들은 우려합니다. 대중문화산업이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콘텐츠보다 소중한 게 사람입니다.
2021년 9월 15일, ‘방송작가친구들’은 방송작가 및 미디어 비정규직의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쳤습니다. 카메라 뒤에도 사람이 있고, 카메라 뒤 비정규직의 실상에도 카메라 렌즈가 비추길 희망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방송작가친구들’은 여러 노동시민단체 및 시민사회와 함께 끈끈한 연대를 통해 미디어산업의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고,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이뤄낼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흘렀습니다. 방송작가의 노동권을 되찾기 위해 활동하면서 다양한 스태프들(독립피디, 카메라감독, CG제작, 리포터 등)의 현실 또한 생생하게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동료들 역시 우리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미디어산업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상상합니다. 미디어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노동자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응원과 연대를 끊임없이 주고받을 수는 없을까? 함께 모여야 힘이 생깁니다. 미디어산업의 불공정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종횡으로 연결해 더 큰 힘으로 확산시켜야 합니다. 이 연대의 힘이 미디어산업 울타리를 넘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지지를 받을 때,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는 비로소 구축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방송작가친구들’을 ‘미디어친구들’로 확대․개편하고, 방송작가 권리 찾기에서 미디어 노동자 전체의 권리 찾기로 확장합니다. 우리의 방향과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미디어 노동자가 꿈과 열정을 착취당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 조성
- 미디어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기여할 조직화 협력․지원
- 미디어산업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사회적 협상단 구성
- 미디어 노동자 처우 가이드라인 제작
- 미디어산업 노동윤리 제정
- 단체협상 관철
현재 방송미디어 현장 곳곳에서 미디어 노동자들의 고군분투가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넘어서 다양한 미디어 분야 직군들과 힘을 모으고, 산업 안팎의 연대를 조직하는 역할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이에 ‘미디어친구들’ 출범 기자회견을 상암문화광장(상암동 MBC 앞)에서 진행합니다.
기자회견에 이어서 <미디어노동, 제대로 캠페인> 1차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미디어친구들’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미디어노동, 제대로 캠페인>을 상암과 여의도, 목동 등 미디어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이어갈 것입니다. 매주 방송미디어 분야의 노동 현안을 다루며, 사회 각계각층의 연대의 장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희망이 손에 잡히지 않는 시대라고 절망하지 않습니다. 희망을 제작하는 우리 미디어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2년 6월 15일
미디어친구들
‘미디어친구들’ 기자회견문
“미디어 뒤에도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의 콘텐츠가 아카데미와 칸의 레드카펫을 누비는 시대입니다. 영광의 무대에 오른 배우며 감독들은 트로피를 손에 쥐고 이렇게 말합니다. 함께 일한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그렇습니다.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모든 영상 뒤에는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방송 드라마도, 뉴스도, 다큐멘터리도, 공연무대도, 게임도, 그리고 유튜브도 똑같습니다.
한류가 지구촌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K-pop’이라는 단어가 국제공용어로 통할 만큼 대중문화산업이 성장했습니다. 비범한 재능을 갖춘 분들이 앞에서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없다면 ‘K-방역’이 존재하지 못하듯이, 한류 역시 대중의 눈이 닿지 않는 그늘에서 열정을 바친 미디어 노동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태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오늘도 수억 명의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화려한 영상 뒤편에는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일하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우리 대중문화산업의 역군이자 숨은 주인공들에게 인색합니다. 고용노동부는 2021년 지상파 방송 3사의 보도․시사․교양 방송작가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해 363명 가운데 152명의 노동자성을 확인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정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방송 3사는 방송작가에게 방송지원직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이고, 행정직으로 전환하는 등 변칙과 탈법을 동원해 여전히 방송작가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일은 시키되 일을 시키는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노동환경이 이럴진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미디어 노동자들이 어떤 처우를 받고 있을지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습니다.
드라마 제작 방송스태프 노동실태 긴급 점검 조사(2020년) 결과에 따르면,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미디어 노동자들이 근로계약서를 체결하는 비율은 고작 2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2018년․2019년 실시한 두 차례의 근로감독에서 드라마 제작 현장 스태프를 근로자라고 판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디어 노동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년 9월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등 드라마 방송 제작 현장의 불법적 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 소속 8개 단체는 KBS 드라마 제작 사업장 6개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사람을 쓰는 자세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 작성조차 회피했습니다. 그러나 고발 이후 1년이 되어가도록 사건은 검찰 송치는커녕 고용노동부 조사 단계에서 주저앉아 있고, 이러는 사이 5개 드라마는 종영되었습니다.
대다수의 미디어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도 적용되지 않는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과 박봉 그리고 위험한 작업환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당사자들의 눈물겨운 자구 노력과 시민사회의 연대에 힘을 입어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잇따르고 있지만, 그에 비례해 OTT 사업자나 외주제작 방송사 자회사들의 등장으로 드라마 제작 현장의 지배구조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과거 경제성장의 시대, 제조업 노동자들이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를….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입니다. 그러나 공장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제조업의 뿌리가 뽑힐 거라며 양식 있는 이들은 우려합니다. 대중문화산업이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요? 콘텐츠보다 소중한 게 사람입니다.
2021년 9월 15일, ‘방송작가친구들’은 방송작가 및 미디어 비정규직의 노동권을 보장하라고 외쳤습니다. 카메라 뒤에도 사람이 있고, 카메라 뒤 비정규직의 실상에도 카메라 렌즈가 비추길 희망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방송작가친구들’은 여러 노동시민단체 및 시민사회와 함께 끈끈한 연대를 통해 미디어산업의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고,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을 이뤄낼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흘렀습니다. 방송작가의 노동권을 되찾기 위해 활동하면서 다양한 스태프들(독립피디, 카메라감독, CG제작, 리포터 등)의 현실 또한 생생하게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동료들 역시 우리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미디어산업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상상합니다. 미디어산업에 종사하는 다양한 노동자들이 서로 친구가 되어 응원과 연대를 끊임없이 주고받을 수는 없을까? 함께 모여야 힘이 생깁니다. 미디어산업의 불공정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종횡으로 연결해 더 큰 힘으로 확산시켜야 합니다. 이 연대의 힘이 미디어산업 울타리를 넘어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지지를 받을 때, ‘K콘텐츠’의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는 비로소 구축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방송작가친구들’을 ‘미디어친구들’로 확대․개편하고, 방송작가 권리 찾기에서 미디어 노동자 전체의 권리 찾기로 확장합니다. 우리의 방향과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현재 방송미디어 현장 곳곳에서 미디어 노동자들의 고군분투가 진행 중입니다. 우리는 힘들고 외로운 싸움을 넘어서 다양한 미디어 분야 직군들과 힘을 모으고, 산업 안팎의 연대를 조직하는 역할에 앞장서고자 합니다. 이에 ‘미디어친구들’ 출범 기자회견을 상암문화광장(상암동 MBC 앞)에서 진행합니다.
기자회견에 이어서 <미디어노동, 제대로 캠페인> 1차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미디어친구들’은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미디어노동, 제대로 캠페인>을 상암과 여의도, 목동 등 미디어 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에서 이어갈 것입니다. 매주 방송미디어 분야의 노동 현안을 다루며, 사회 각계각층의 연대의 장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희망이 손에 잡히지 않는 시대라고 절망하지 않습니다. 희망을 제작하는 우리 미디어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손길을 모아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22년 6월 15일
미디어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