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성명]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 PD 근로자지위확인소송 2심 승소! 청주방송은 재판 결과 수용하고 방송사들은 ‘무늬만 프리랜서’ 철폐하라

202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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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CJB청주방송 故 이재학 PD

근로자지위확인소송 2심 승소!

청주방송은 재판 결과 수용하고

방송사들은 ‘무늬만 프리랜서’ 철폐하라


지난 5월 13일, 청주지방법원 2심 재판부가 작년 2월 억울함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故 이재학 PD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고인이 2004년부터 2018년까지 14년간 근속한 청주방송의 엄연한 노동자였음을 인정했다. 이와 함꼐 2018년 처우 개선을 이유로 모든 프로그램 제작에서 배제된 것은 부당한 해고 조치였으며, 청주방송은 이재학 PD의 유가족에게 2018년 해고 이후 2020년 사망하기 전까지 미지급된 임금 전액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다. 소송 비용도 모두 청주방송이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는 이재학 PD의 노동자성이 확실한 것은 물론, 이재학 PD의 해고에 대한 책임도 모두 명백히 청주방송에게 있음을 확인한 결정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합당한 판결이지만, 이 판결을 받기까지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재학 PD가 청주방송의 노동자였다는 수많은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2020년 1월 청주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이재학 PD 대신 철저히 사측의 입장만을 인정했다. 그로 인해 실의에 빠진 이재학 PD는 항소를 제기한 지 얼마 안 되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사후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비롯한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뭉쳐 ‘CJB 청주방송 故 이재학 PD 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고, 171일 간의 투쟁을 거친 끝에야 청주방송은 이재학 PD의 노동자성과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그리고 고인의 명예를 회복함과 동시에 고인을 부당히 해고하고 재판을 방해한 가해자를 징계하며, 고인을 고통스럽게 한 청주방송의 비정규직-프리랜서 고용구조를 개선하기로 대책위와 이재학 PD의 유가족, 그리고 언론노조와 함께 4자가 합의했다.


그러나 다시 그 이후로 일 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여전히 청주방송은 조속하게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대다수의 합의 사항을 질질 끌거나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이번 2심 재판 역시 마찬가지였다. 청주방송은 본래 유가족과 합의하여 이재학 PD의 사망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조정문을 작성하는 형태로 2심을 작성하기로 했지만, 작년 9월 추석을 앞두고 갑자기 이의를 제기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올해 5월이 되어서야 2심 재판이 마무리되었지만, 당연한 결과를 맞이하기까지 청주방송은 오랜 시간 적반하장과 철면피로 일관했다. 그 사이에 이재학 PD의 유가족는 다시 한 번 마음의 상처를 입고 말았다.


이제 청주방송은 작년의 이의제기나 대법원 상고 시도와 같은 불복을 그만두고, 2심 판결의 내용을 겸허히 수용하여야 한다. 이미 이재학 PD의 노동자성이 분명하고, 이재학 PD가 부당히 해고 당했다는 사실은 작년 대책위가 진행한 진상조사를 통해 모두 증명된 것이었다. 그저 청주방송이 엄연한 사실을 거부하고 몽니를 부렸을 뿐이다. 청주방송은 더 이상의 헛된 반동을 멈추고, 여전히 제대로 이행되고 있지 않은 책임자 징계와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 구조 개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청주방송이 아닌 다른 모든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나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를 비롯한 정부 유관 부처 관계자도 이번 재판 결과가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이재학 PD가 청주방송으로부터 14년간 단 한 차례도 제대로 된 근로계약서를 쓰지 못하고 ‘노동자 아닌 노동자’로, ‘무늬만 프리랜서’로 살아왔던 문제는 단지 청주방송에서만 벌어진 현상은 아니다. KBS나 MBC를 비롯한 공영방송은 물론, 지상파, 종편, 케이블, 심지어는 OTT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송-미디어 사업체들이 몇 십 년 넘게 노동자들을 부리는 관행이자 편법이다. 이재학 PD의 고통은 이재학 PD만이 겪은 고통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매주, 매일 한 편의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헌신하는 모든 방송-미디어 스태프들이 겪고 있는 엄연한 현실이다. 방송사들은 이를 잊지 말라!


그리고 정부 유관 부처는 이번 2심 판결을 바탕 삼아 방송-미디어 노동자의 권익을 확실하게 보호할 수 있는 정책과 조치에 조속하게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21년부터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 심사 및 방송평가에 ‘비정규직 고용실태 및 개선방안’을 평가하기로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방송-미디어 산업 전반의 비정규직-프리랜서 실태조사를 비롯하여 표준근로계약서 및 임금기준 확립, 근로기준법에 규정된 노동시간 보장, 수직적 위계관계 타파를 비롯한 실질적인 방송-미디어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이제라도 빠르게 수립하고 시행햐야 할 것이다. 물론 정책 수립에 있어 방송-미디어 노동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는 절차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5월 13일 2심 판결 직후 청주지방법원 앞에서 진행한 대책위 입장 발표 기자화견에서 이미지 언론노조 특임부위원장은 “이번 판결이 감격스러운 동시에 과제를 남기는 판결”이라고 언급했다. 앞으로는 故 이재학 PD처럼 억울한 비정규직-프리랜서가 없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같은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역시 이번 재판 결과가 무척이나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이제야 다시 방송-미디어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한걸음을 겨우 나아간 것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수많은 방송-미디어 노동자들이 법에 규정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채 질식되고 있다. 방송사들은 방송-미디어 노동자들의 외침에 귀를 막고, 목소리를 내는 노동자는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방송 노동자의 목소리를 막을 수 있을까. 이미 방송-미디어 노동자는 단결하며 움직이고 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이 변화의 한 걸음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그리하여 끝내 방송-미디어 노동자들이 제 권리를 누리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


2021년 5월 14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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