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화 된 활동에 기대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기획들을 찾아나선 데에는 그런 성격이 작용했을 것이다. 한빛이는 자기가 새로운 공간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 새로 벌인 일, 그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하곤 했다. 그 때 그의 말투는 항상 들떠 있었고, 누구와도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즐거움에 가득차 있었다.
그런 한빛이가 없어서 세상은 그만큼 덜 '힙'해졌다. 이것은 진심이고, 진실이다. 한빛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여 마지않을 것이다.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학교에 왔을 때, 생일 파티를 기획하자는 제안을 재밌어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블링블링은 너의 코드였다. 그래서 빛나는 한빛이었다.
너가 보라색 바지를 처음 사고 입고 왔던 날 너를 신나게 놀렸던 기억이 난다. 요즘 “힙스터”들은 색깔 바지를 입는다고 당당하게 주장했던 너한테 보라색이 뭐냐고 놀렸지만 넌 개의치 않았다.
너와 함께 일했을 때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촬영장 에피소드를 들려주고, 너의 깊은 고민이 묻어있는 너만의 세계관, 인생관을 자신있게 들려주며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며 우리의 생각을 물어올 것 만 같았다.
잘 놀고, 재밌게 살고, 새로운 것을 기획하는 일에 눈을 빛냈던 너가 만들어갈 드라마를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사실 그래야 했다. 드라마 현장도, 너가 눈을 빛낼 수 있는 공간이었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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