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영상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제작 현장에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런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갑니다. 여러 직군에 있는 종사자들을 만나, 일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 꿈과 보람, 함께 바꾸고자 하는 가능성까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빛이 만난 사람들> 열일곱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한빛이 만난 사람들》 만난 분은 의상스태프로 일한 P님입니다. 드라마에는 등장 장면마다 수많은 인물이 여러 가지 의상을 입고 나옵니다. 의상은 그 인물을 표현하는 하나의 대사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 의상을 담당하는 의상팀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촬영스태프 P / 인터뷰어 : 송하민 사무차장
내용각색 : 송하민 사무차장
화면 속 배우의 디테일을 함께 완성하는 사람들
잘 만들어진 드라마는 장면 하나하나에 몰입하며 보게 한다. 때때로 드라마 속 배우의 모습에서 옥에 티가 화제가 되기도 한다. 배우의 연기와 옷차림에서의 작은 차이가 이질감을 만들어 생생하게 다가오던 드라마 속의 세계로의 몰입이 깨지기 때문이다.
P는 의상을 담당하는 스태프로 장면에 맞는 옷을 준비한다. 때로는 격렬한 액션 장면 직후라면 그 상황에 맞게 먼지를 일부러 옷에 묻힌다. 스타일리스트는 담당하는 배우 한 명을 전담해서 신경 쓴다면, 의상팀은 등장하는 배우들을 모두 살피고, 장면에 맞는 상태인지 봐야 한다. 그래서 의상팀은 촬영 중에도 집중해야 한다. 촬영이 시작되면 이전 장면과 지금 장면의 연결 상태가 맞는지 살펴야 한다. 이전 장면에서 배우의 옷이 단정하게 되어있었다면 지금 장면에서도 단정해야 하는 것이다. 옷의 소매부터 옷깃, 단추까지 모든 것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연출부에게 이야기하여 수정할 수 있도록 한다.
“촬영이 너무 재미있어요. 자유롭다고 해야 하나? 출퇴근 시간은 길지만 이 장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 배우가 이런 연기를 할 거라면 이런 옷을 입혀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일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P는 이 일을 계속 하는 이유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기여로부터 오는 성취를 이야기 했고, 또 동료들과의 관계를 꼽았다. 의상 파트를 책임지는 실장으로서 부여받는 책임과 동시에 일에 대한 강한 몰입, 그리고 그렇게 함께 일터에서 작품을 만드는 스태프들과의 끈끈함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연차가 쌓여도 촬영 현장에 최대한 오래 일하고 싶다는 말도 하였다.
카메라가 켜지기 전에도, 그리고 꺼지고 나서도
의상팀의 노동시간은 일찍 시작된다. 오전에 촬영하는 첫 장면에 들어가는 인물이 서너 명만 되어도 촬영 시작 시간보다 두 세 시간 일찍 도착해야한다. 그렇다고 퇴근이 빠른 것도 아니다. 촬영이 끝나면 배우에게 의상을 돌려받을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떤 날은 의상 반납이 늦어져 가장 마지막으로 퇴근할 때도 있다. 퇴근 후에도 업무는 남는다. 다 쓴 의상을 세탁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밤새 세탁기를 돌리며 쪽잠을 자고 촬영 현장으로 나서기도 한다. 휴일도 챙기기 어렵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쉬고 매일같이 일하는 수준이다.
의상의 준비부터 세팅까지 신경 써야 하고, 촬영 중간에도 ‘연결’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배우들의 옷매무새를 살펴야 한다. 식사시간 다음의 촬영 준비를 위해 밥 때를 놓치는 경우도 잦다. 도시락이나 밥차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식당으로 이동해서 먹어야 한다면 식사 대신 준비해온 간단한 간식으로 때우기도 한다. 분주한 야외 촬영 현장에서 일상적인 산업재해 위험도 존재한다. 갑작스러운 교통 사고에도 차질을 빚을 촬영 현장을 생각하며 출근한 아찔했던 경험도 말한다.
“의상탑차에서 옷을 넣고 꺼낼 때 쓰라고 계단과 밧줄이 있어요. 근데 여기가 눈이나 비가 오면 엄청 미끄럽고 옷을 한아름 안고 내려오면 잘 안보여서 위험하거든요. 예전에 눈 오는 날 옷을 넣고 나오다 미끄러져서 손가락이 탈골된 적이 있었고, 눈 오는 날 탑차를 타고 촬영현장에 가다가 눈길 추돌사고에 휘말린 적이 있었어요. 아픈 것도 모르고 바로 다른 탑차 섭외해서 사고 현장에서 짐 옮기고 촬영 현장으로 나갔죠. 그렇게 무사히 도착하고 긴장이 풀리니까 아프더라고요.”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P에게 더 나은 근로환경을 위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묻자, 우선은 ‘급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의상 관련 직군은 다른 직군에 비해서도 급여가 많이 낮은 편이다.
“예전에 처음 스타일리스트로 일할 때에는 기본급이 40만원 이었죠. 아예 없는 곳도 많았고, 그래서 협찬사 가려면 무조건 걸어 다니고 버스는 한 정거장만 타고 내리고 했었어요. 그 때 살아남은 사람들은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았던 이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 노동시간에 비해 너무나 급여가 차이나요. 카메라 신입 급여가 의상팀 팀장급 급여와 비슷해요.”
그 외의 부분에서 제작환경이 나아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물었더니 체계가 정립되어야 한다고 P는 답했다. 일하다 다쳐도 산재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나 의상팀 전체로 도급 계약을 맺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가 들어간다. 그런 수고가 적절하게 보상받기 위해서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져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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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빛이 만난 사람들》 만난 분은 의상스태프로 일한 P님입니다. 드라마에는 등장 장면마다 수많은 인물이 여러 가지 의상을 입고 나옵니다. 의상은 그 인물을 표현하는 하나의 대사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 의상을 담당하는 의상팀에서 일하는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촬영스태프 P / 인터뷰어 : 송하민 사무차장
내용각색 : 송하민 사무차장
화면 속 배우의 디테일을 함께 완성하는 사람들
잘 만들어진 드라마는 장면 하나하나에 몰입하며 보게 한다. 때때로 드라마 속 배우의 모습에서 옥에 티가 화제가 되기도 한다. 배우의 연기와 옷차림에서의 작은 차이가 이질감을 만들어 생생하게 다가오던 드라마 속의 세계로의 몰입이 깨지기 때문이다.
P는 의상을 담당하는 스태프로 장면에 맞는 옷을 준비한다. 때로는 격렬한 액션 장면 직후라면 그 상황에 맞게 먼지를 일부러 옷에 묻힌다. 스타일리스트는 담당하는 배우 한 명을 전담해서 신경 쓴다면, 의상팀은 등장하는 배우들을 모두 살피고, 장면에 맞는 상태인지 봐야 한다. 그래서 의상팀은 촬영 중에도 집중해야 한다. 촬영이 시작되면 이전 장면과 지금 장면의 연결 상태가 맞는지 살펴야 한다. 이전 장면에서 배우의 옷이 단정하게 되어있었다면 지금 장면에서도 단정해야 하는 것이다. 옷의 소매부터 옷깃, 단추까지 모든 것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연출부에게 이야기하여 수정할 수 있도록 한다.
“촬영이 너무 재미있어요. 자유롭다고 해야 하나? 출퇴근 시간은 길지만 이 장면에서 내가 생각하는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 배우가 이런 연기를 할 거라면 이런 옷을 입혀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일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P는 이 일을 계속 하는 이유가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기여로부터 오는 성취를 이야기 했고, 또 동료들과의 관계를 꼽았다. 의상 파트를 책임지는 실장으로서 부여받는 책임과 동시에 일에 대한 강한 몰입, 그리고 그렇게 함께 일터에서 작품을 만드는 스태프들과의 끈끈함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연차가 쌓여도 촬영 현장에 최대한 오래 일하고 싶다는 말도 하였다.
카메라가 켜지기 전에도, 그리고 꺼지고 나서도
의상팀의 노동시간은 일찍 시작된다. 오전에 촬영하는 첫 장면에 들어가는 인물이 서너 명만 되어도 촬영 시작 시간보다 두 세 시간 일찍 도착해야한다. 그렇다고 퇴근이 빠른 것도 아니다. 촬영이 끝나면 배우에게 의상을 돌려받을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어떤 날은 의상 반납이 늦어져 가장 마지막으로 퇴근할 때도 있다. 퇴근 후에도 업무는 남는다. 다 쓴 의상을 세탁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밤새 세탁기를 돌리며 쪽잠을 자고 촬영 현장으로 나서기도 한다. 휴일도 챙기기 어렵다.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쉬고 매일같이 일하는 수준이다.
의상의 준비부터 세팅까지 신경 써야 하고, 촬영 중간에도 ‘연결’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배우들의 옷매무새를 살펴야 한다. 식사시간 다음의 촬영 준비를 위해 밥 때를 놓치는 경우도 잦다. 도시락이나 밥차가 있다면 다행이지만 식당으로 이동해서 먹어야 한다면 식사 대신 준비해온 간단한 간식으로 때우기도 한다. 분주한 야외 촬영 현장에서 일상적인 산업재해 위험도 존재한다. 갑작스러운 교통 사고에도 차질을 빚을 촬영 현장을 생각하며 출근한 아찔했던 경험도 말한다.
“의상탑차에서 옷을 넣고 꺼낼 때 쓰라고 계단과 밧줄이 있어요. 근데 여기가 눈이나 비가 오면 엄청 미끄럽고 옷을 한아름 안고 내려오면 잘 안보여서 위험하거든요. 예전에 눈 오는 날 옷을 넣고 나오다 미끄러져서 손가락이 탈골된 적이 있었고, 눈 오는 날 탑차를 타고 촬영현장에 가다가 눈길 추돌사고에 휘말린 적이 있었어요. 아픈 것도 모르고 바로 다른 탑차 섭외해서 사고 현장에서 짐 옮기고 촬영 현장으로 나갔죠. 그렇게 무사히 도착하고 긴장이 풀리니까 아프더라고요.”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P에게 더 나은 근로환경을 위해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묻자, 우선은 ‘급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의상 관련 직군은 다른 직군에 비해서도 급여가 많이 낮은 편이다.
“예전에 처음 스타일리스트로 일할 때에는 기본급이 40만원 이었죠. 아예 없는 곳도 많았고, 그래서 협찬사 가려면 무조건 걸어 다니고 버스는 한 정거장만 타고 내리고 했었어요. 그 때 살아남은 사람들은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지원을 받았던 이들이 많이 남아있어요. (...) 노동시간에 비해 너무나 급여가 차이나요. 카메라 신입 급여가 의상팀 팀장급 급여와 비슷해요.”
그 외의 부분에서 제작환경이 나아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물었더니 체계가 정립되어야 한다고 P는 답했다. 일하다 다쳐도 산재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나 의상팀 전체로 도급 계약을 맺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과 수고가 들어간다. 그런 수고가 적절하게 보상받기 위해서 함께 고민하고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져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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