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 현장에는 작품의 완성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열정을 쏟는 종사자 여러분이 계십니다. 이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방송미디어 현장의 '더 아래로, 더 옆으로' 빛을 비추어 이들의 삶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방송일터에서의 나의 삶을 함께 이야기 나눌 분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우리 센터 또한 '한빛이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방송미디어 노동 현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빛이 만난 사람들> 열네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한빛이 만난 사람들》 열네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방송 현장에서 소리를 그려내는 일을 수행하는 동시녹음 스태프로 재직 중이신 M님입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자주 접하지 못했던 방송 동시녹음 세계를 M님의 삶을 중심으로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동시녹음 스태프 M / 인터뷰어 : 송하민 사무차장
내용각색 : 김희라 기획차장
삶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방송 현장에서의 일
M은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일이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에 막막했던 M은 우연한 계기로 촬영 보조, 중계 보조 스태프와 보조 출연자를 현장에 지원하는 업체에 등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연결해 주는 단기 일자리를 수행하며 방송 현장에 진입하게 되었다. 방송 현장 일은 고됐지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소중했다.
일을 하던 중, 자신을 좋게 봐준 현장 관계자가 동시녹음 스태프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에 동시녹음 스태프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했다. M은 화면을 통해 그려지는 작품의 생생하고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소리를 그려내는 이 일이 갈수록 좋아졌고, 소중한 업이 되었다고 전했다.
M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시작은 생계유지를 위해 진입한 방송 현장이었지만 방송 일에 대한 소명과 책임이 커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원팀으로 나아가는 고용 형태와 애로사항의 존재
방송 현장을 진입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인데, 동시녹음 스태프로 고용되는 방식은 어떠한지 궁금해졌고, 이내 M에게 물었다. M은 이러한 물음에 업체에서의 공개채용도 있지만, 방송 현장 특유의 ‘지인 소개’ 방식의 고용 형태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합이 맞으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했다.
“특정 방송사 일 위주로 하는 동시녹음 기사들이 꽤 많아요. 그래서 기사들이 촬영 일감을 구해오면 붐맨, 라인맨이라고 하는 오퍼레이터와 어시스턴트들이 함께 현장에 투입되죠. 그러다 보니 지인의 소개같이 비공식적인 검증이 완료된 사람들을 고용하고, 이들하고 원팀이 되어서 장기간 일을 하게 돼요. 저도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죠. 그래서 현장 스태프들과의 관계가 좋지 못하면 일을 잘해도 현장에서 도태될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것 때문이에요.”
방송 현장의 오랜 관행이었던 ‘지인 소개’를 통한 고용은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합이 잘 맞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원팀 생활이 애로사항이 될 때도 있다고 M은 이야기했다.
“현장에 나가면 출장비를 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명세서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 보니까 기사님한테 얘기하기가 어려워요. 또 한번은 제가 아는 오퍼레이터 선생님한테 들은 얘긴데, 10년째 급여 단가가 똑같았대요. 그래서 신입이랑 10년 차랑 같은 게 말이 되는건지 기사에게 물었다가 사이가 불편해져서 팀을 떠나셨어요. 원팀으로 굴러가는 게 좋기도 하겠지만 이런 점은 좋지 않은 거죠. 참...어려워요.”
M의 이야기를 통해 원팀으로 나아가는 고용과 업무 생활이 마치 양날의 검과도 같아 보였다.
보이지 않는, 그러나 드러나는 위계질서로 갈등이 생길 때
방송 현장에 오래 있다 보니 M은 언뜻 보면 보이지 않지만, 결국 겪게 되는 위계질서로 인해 다툼이 생길 때가 있다고 했다.
“방송 현장에 있으면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촬영팀이 메인이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동시녹음 팀에 대한 현장 인식이 낮은 편인데, 촬영팀하고 트러블이 생길 때가 많아요. 예를 들면 촬영팀 위주로 편의를 봐주거나 조명팀과도 각자의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다투게 되는거죠. 녹음팀은 좋은 소리를 수음하려고 하고, 한쪽은 더 나은 색감을 잡으려고 하고. 이게 사실 선의의 경쟁인데 또 서로 사이가 안좋게 되면 많이 싸우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M은 하나의 작품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음에도 존중이 부족한 현실을 볼 때면 아쉬운 감정이 들 때도 있다고 전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최근들이 이런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도 덧붙였다.
“요즘은 그래도 현장에서 서로 양해하며 일하는 분위기가 많이 정착되는 노력이 있어요.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 현장을 오가는 스태프들이 많이 생기다보니 각 현장에서의 강점들이 스며들어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좋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 변화의 노력이 있었다는 거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하면 할수록 애정하는 나의 일
M은 방송 현장에서 오래 일하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고 했다. M에게 그것이 바로 무엇인지 물으니, M은 ‘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직무에 관한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것들이 많지 않은데, 있는 기록물이라고 하더라도 연출이나 촬영 스태프들의 이야기 중심으로 구성된 것들이 많다 보니 소수 직종의 시선에서 바라본 방송 현장에 대해 더욱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것들이 생겨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기사와 같은 단편 기록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연출, 촬영 직군의 이야기가 많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묻는 것도 한계가 있고.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해요.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갈 수밖에 없고, 점점 애정을 쏟게 되다 보니 이 일이 나의 것이 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연한 계기로 방송 현장에 몸담게 되었지만, 갈수록 방송 현장에 대한 애정이 깃들게 된 M의 이야기를 통해 방송 현장을 애정하는 이들의 이야기에도 주목하는 것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동시녹음 스태프 M / 인터뷰어 : 송하민 사무차장
내용각색 : 김희라 기획차장
삶을 유지하기 위해 시작한 방송 현장에서의 일
M은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일이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고 했다.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에 막막했던 M은 우연한 계기로 촬영 보조, 중계 보조 스태프와 보조 출연자를 현장에 지원하는 업체에 등록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연결해 주는 단기 일자리를 수행하며 방송 현장에 진입하게 되었다. 방송 현장 일은 고됐지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일이었기에 소중했다.
일을 하던 중, 자신을 좋게 봐준 현장 관계자가 동시녹음 스태프로 함께 일해보자는 제안에 동시녹음 스태프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했다. M은 화면을 통해 그려지는 작품의 생생하고 명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소리를 그려내는 이 일이 갈수록 좋아졌고, 소중한 업이 되었다고 전했다.
M의 이야기를 통해, 비록 시작은 생계유지를 위해 진입한 방송 현장이었지만 방송 일에 대한 소명과 책임이 커진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원팀으로 나아가는 고용 형태와 애로사항의 존재
방송 현장을 진입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인데, 동시녹음 스태프로 고용되는 방식은 어떠한지 궁금해졌고, 이내 M에게 물었다. M은 이러한 물음에 업체에서의 공개채용도 있지만, 방송 현장 특유의 ‘지인 소개’ 방식의 고용 형태가 가장 많이 차지하고, 합이 맞으면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했다.
“특정 방송사 일 위주로 하는 동시녹음 기사들이 꽤 많아요. 그래서 기사들이 촬영 일감을 구해오면 붐맨, 라인맨이라고 하는 오퍼레이터와 어시스턴트들이 함께 현장에 투입되죠. 그러다 보니 지인의 소개같이 비공식적인 검증이 완료된 사람들을 고용하고, 이들하고 원팀이 되어서 장기간 일을 하게 돼요. 저도 이런 방식으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죠. 그래서 현장 스태프들과의 관계가 좋지 못하면 일을 잘해도 현장에서 도태될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것 때문이에요.”
방송 현장의 오랜 관행이었던 ‘지인 소개’를 통한 고용은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합이 잘 맞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원팀 생활이 애로사항이 될 때도 있다고 M은 이야기했다.
“현장에 나가면 출장비를 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데, 명세서를 받은 적이 거의 없다 보니까 기사님한테 얘기하기가 어려워요. 또 한번은 제가 아는 오퍼레이터 선생님한테 들은 얘긴데, 10년째 급여 단가가 똑같았대요. 그래서 신입이랑 10년 차랑 같은 게 말이 되는건지 기사에게 물었다가 사이가 불편해져서 팀을 떠나셨어요. 원팀으로 굴러가는 게 좋기도 하겠지만 이런 점은 좋지 않은 거죠. 참...어려워요.”
M의 이야기를 통해 원팀으로 나아가는 고용과 업무 생활이 마치 양날의 검과도 같아 보였다.
보이지 않는, 그러나 드러나는 위계질서로 갈등이 생길 때
방송 현장에 오래 있다 보니 M은 언뜻 보면 보이지 않지만, 결국 겪게 되는 위계질서로 인해 다툼이 생길 때가 있다고 했다.
“방송 현장에 있으면서 이런 말을 많이 들었어요. ‘촬영팀이 메인이다.’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동시녹음 팀에 대한 현장 인식이 낮은 편인데, 촬영팀하고 트러블이 생길 때가 많아요. 예를 들면 촬영팀 위주로 편의를 봐주거나 조명팀과도 각자의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다투게 되는거죠. 녹음팀은 좋은 소리를 수음하려고 하고, 한쪽은 더 나은 색감을 잡으려고 하고. 이게 사실 선의의 경쟁인데 또 서로 사이가 안좋게 되면 많이 싸우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M은 하나의 작품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음에도 존중이 부족한 현실을 볼 때면 아쉬운 감정이 들 때도 있다고 전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최근들이 이런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라도 덧붙였다.
“요즘은 그래도 현장에서 서로 양해하며 일하는 분위기가 많이 정착되는 노력이 있어요.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 현장을 오가는 스태프들이 많이 생기다보니 각 현장에서의 강점들이 스며들어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좋아지고 있다는 건 분명 변화의 노력이 있었다는 거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하면 할수록 애정하는 나의 일
M은 방송 현장에서 오래 일하면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고 했다. M에게 그것이 바로 무엇인지 물으니, M은 ‘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직무에 관한 이야기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것들이 많지 않은데, 있는 기록물이라고 하더라도 연출이나 촬영 스태프들의 이야기 중심으로 구성된 것들이 많다 보니 소수 직종의 시선에서 바라본 방송 현장에 대해 더욱 궁금하고, 알고 싶은 것들이 생겨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기사와 같은 단편 기록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연출, 촬영 직군의 이야기가 많아요. 다른 사람들에게 묻는 것도 한계가 있고.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해요. 힘든 점도 많았지만 일하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갈 수밖에 없고, 점점 애정을 쏟게 되다 보니 이 일이 나의 것이 되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우연한 계기로 방송 현장에 몸담게 되었지만, 갈수록 방송 현장에 대한 애정이 깃들게 된 M의 이야기를 통해 방송 현장을 애정하는 이들의 이야기에도 주목하는 것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