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미디어 현장에는 작품의 완성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열정을 쏟는 종사자 여러분이 계십니다. 이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방송미디어 현장의 '더 아래로, 더 옆으로' 빛을 비추어 이들의 삶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방송일터에서의 나의 삶을 함께 이야기 나눌 분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우리 센터 또한 '한빛이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방송미디어 노동 현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빛이 만난 사람들》 일곱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소품 담당자 G님 / 인터뷰어 : 송하민 사무차장
내용각색 : 김희라 기획차장
소개말
《한빛이 만난 사람들》 일곱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드라마와 영화 현장의 소품 담당자로 다년간 활동 해오신 G님입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작품의 디테일을 책임지는 소품 영역에 관해 G님의 삶을 중심으로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배움, 흥미, 적성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일(work)로의 진입
그는 예술을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영화 분야를 가장 좋아했다. 우연한 계기로 G는 영화 현장에 진입하게 되었고, 이때 소품 관련 업무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소품 업무를 익히고, 소품 담당자로서의 적성을 살필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G가 소품 담당자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배움과 흥미, 적성, 이 모두를 갖춘 ‘소품 담당’으로의 첫걸음이었다.
일과 삶의 불균형이 기본인 소품의 세계
G는 수년간 소품 담당자로 일해오면서 개인의 삶은 거의 포기했다고 전했다. G에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물었고 G는 이렇게 답했다.
“덜 바쁘다 싶으면 일주일에 하루를 겨우 쉬는 정도에요, 조금 바쁘다 싶으면 사실 휴일은 없죠. 촬영이 있으면 이동하고 자는 몇 시간 제외하면 전부 일하는 시간이에요. ‘촬영이 없으면 한가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회사 사무실로 출근해서 창고도 정리하고, 반출입 리스트도 정리하고, 소품 제작에 필요한 설계도 해야 하니까 전혀 한가할 구조가 아닌 거죠. 제가 가장 최근에 쉬어본 게 2주 전에 하루 쉬어본 게 전부예요. 소품 담당은 품어야 할 업무 범위가 상당히 넓고, 작품의 호흡을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과 삶이 전혀 분리되지 않아요.”
G는 소품 담당자로 일해오면서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은 현실에 많은 소진을 겪었다. 카메라 뒤 보이지 않는 노동의 현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촬영 현장에서 마주하는 을(乙)의 입장
G는 모두 하나의 작품을 위해 애쓰는 현장 직군이지만 소품을 포함한 일부 직군이 노동 강도보다 처우가 매우 낮고 현장 인식이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라는 말을 이었다.
“현장 직군에서 근무 시간 대비 급여가 가장 낮은 직군이 여럿 있는데요. 이런 직군들은 촬영 전 준비-촬영 전체 시간 대기-촬영 후 정리-사무실 복귀 후 차기 촬영 준비에 모두 투입되곤 해요. 특히 제가 맡고 있는 소품 영역은 무리한 요구를 듣게 되어도 이를 통제할 만한 영역이 안돼요, 촬영까지 하루도 안 남았는데 어떤 소품이 필요하다며 구해오라는 지시를 받으면 어떻게 해서든 구해와야 해요.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유사품을 구해오면 유사품을 구해왔다며 지적받는 상황이 부지기수에요. 현장 내에서도 소품은 철저히 을(乙)의 입장이었어요.”
G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존중과 협력이 부족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음에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위험을 안고 있는 일상
G는 소품 담당자가 업무 과정에서 안게 되는 위험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소품 분야에서 규모가 있는 업체는 수송 담당자가 따로 있는데, 영세 업체는 소품 담당자가 수송 업무까지 도맡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일 때문에 하루종일 깨어있는 상태로, 운전까지 하면 졸음운전을 하게 되는 빈도가 높아지죠. 사무실(창고)는 보통 서울 인근 교외에 있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상당히 긴 편이에요. 이런 상태에서 운전을 하니...사고의 위험을 늘 안고 살아요. 사고가 난다고 해서 보호받을 만한 제도는 더욱 없는 상황이라 늘 노심초사하며 일해왔어요. 그래서 더욱 소진이 심했던 것 같아요...”
G는 소품 관련 업무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며 소품 담당자로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불안하고 온전하지 못한 미래
G는 소품 담당자로서 일해온 경험을 좋아했던 일을 했음에 즐거웠고, 배움이 남았던 시간이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최소한의 쉼이 허용되지 않고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 현장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신을 비롯해 역량 높은 동료와 후배들이 현장을 계속 떠날 것이라며, 불안하고 온전하지 못한 현장의 미래를 걱정했다.
다년간 소품 담당자로 일하며 겪은 G의 이야기를 통해 방송 미디어 현장에 가려진 수많은 노동에 대해 주목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 함께 하는 것이 필수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소품 담당자 G님 / 인터뷰어 : 송하민 사무차장
내용각색 : 김희라 기획차장
소개말
《한빛이 만난 사람들》 일곱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드라마와 영화 현장의 소품 담당자로 다년간 활동 해오신 G님입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작품의 디테일을 책임지는 소품 영역에 관해 G님의 삶을 중심으로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배움, 흥미, 적성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일(work)로의 진입
그는 예술을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영화 분야를 가장 좋아했다. 우연한 계기로 G는 영화 현장에 진입하게 되었고, 이때 소품 관련 업무를 맡게 되면서 자연스레 소품 업무를 익히고, 소품 담당자로서의 적성을 살필 수 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G가 소품 담당자로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배움과 흥미, 적성, 이 모두를 갖춘 ‘소품 담당’으로의 첫걸음이었다.
일과 삶의 불균형이 기본인 소품의 세계
G는 수년간 소품 담당자로 일해오면서 개인의 삶은 거의 포기했다고 전했다. G에게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물었고 G는 이렇게 답했다.
“덜 바쁘다 싶으면 일주일에 하루를 겨우 쉬는 정도에요, 조금 바쁘다 싶으면 사실 휴일은 없죠. 촬영이 있으면 이동하고 자는 몇 시간 제외하면 전부 일하는 시간이에요. ‘촬영이 없으면 한가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회사 사무실로 출근해서 창고도 정리하고, 반출입 리스트도 정리하고, 소품 제작에 필요한 설계도 해야 하니까 전혀 한가할 구조가 아닌 거죠. 제가 가장 최근에 쉬어본 게 2주 전에 하루 쉬어본 게 전부예요. 소품 담당은 품어야 할 업무 범위가 상당히 넓고, 작품의 호흡을 같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과 삶이 전혀 분리되지 않아요.”
G는 소품 담당자로 일해오면서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은 현실에 많은 소진을 겪었다. 카메라 뒤 보이지 않는 노동의 현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촬영 현장에서 마주하는 을(乙)의 입장
G는 모두 하나의 작품을 위해 애쓰는 현장 직군이지만 소품을 포함한 일부 직군이 노동 강도보다 처우가 매우 낮고 현장 인식이 매우 낮은 것이 현실이라는 말을 이었다.
“현장 직군에서 근무 시간 대비 급여가 가장 낮은 직군이 여럿 있는데요. 이런 직군들은 촬영 전 준비-촬영 전체 시간 대기-촬영 후 정리-사무실 복귀 후 차기 촬영 준비에 모두 투입되곤 해요. 특히 제가 맡고 있는 소품 영역은 무리한 요구를 듣게 되어도 이를 통제할 만한 영역이 안돼요, 촬영까지 하루도 안 남았는데 어떤 소품이 필요하다며 구해오라는 지시를 받으면 어떻게 해서든 구해와야 해요. 도저히 구할 수 없어 유사품을 구해오면 유사품을 구해왔다며 지적받는 상황이 부지기수에요. 현장 내에서도 소품은 철저히 을(乙)의 입장이었어요.”
G는 하나의 작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존중과 협력이 부족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음에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위험을 안고 있는 일상
G는 소품 담당자가 업무 과정에서 안게 되는 위험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소품 분야에서 규모가 있는 업체는 수송 담당자가 따로 있는데, 영세 업체는 소품 담당자가 수송 업무까지 도맡는 경우가 대다수에요. 일 때문에 하루종일 깨어있는 상태로, 운전까지 하면 졸음운전을 하게 되는 빈도가 높아지죠. 사무실(창고)는 보통 서울 인근 교외에 있기 때문에 이동 거리가 상당히 긴 편이에요. 이런 상태에서 운전을 하니...사고의 위험을 늘 안고 살아요. 사고가 난다고 해서 보호받을 만한 제도는 더욱 없는 상황이라 늘 노심초사하며 일해왔어요. 그래서 더욱 소진이 심했던 것 같아요...”
G는 소품 관련 업무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며 소품 담당자로서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불안하고 온전하지 못한 미래
G는 소품 담당자로서 일해온 경험을 좋아했던 일을 했음에 즐거웠고, 배움이 남았던 시간이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최소한의 쉼이 허용되지 않고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 현장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신을 비롯해 역량 높은 동료와 후배들이 현장을 계속 떠날 것이라며, 불안하고 온전하지 못한 현장의 미래를 걱정했다.
다년간 소품 담당자로 일하며 겪은 G의 이야기를 통해 방송 미디어 현장에 가려진 수많은 노동에 대해 주목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데에 함께 하는 것이 필수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