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의 친구들 - 김군욱님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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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의 친구들 - 김군욱

 

나의 고향은 전라남도 완도에서 배를 타고 50분 더 들어가는 소안도이다. 윤선도로 유명한 보길도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소안도는 항일운동의 성지로도 알려져 있다. 소안도는 바다 일로 생계를 이어가는 곳이다. 바다의 김 양식과 전복 양식이 생계 수단이다. 김 양식과 전복 양식은 초기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대신 수익도 많이 난다. 육지에서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나아 고향을 떠났던 젊은 사람들이 다시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나는 소안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서 30년 가까이 살았지만, 아직도 서울은 낯설고 어색하다. 나이가 들수록 산과 바다가 있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고향이 그리워진다.

어렸을 때 고향은 산과 바다가 놀이터였다. 여름방학이면 매일 바다에 나가 수영을 하고 낚시하며 놀았다. 봄과 가을에는 산과 들로 돌아다니며 자연이 주는 간식거리를 찾아다녔다. 그때 그 고향이 아직도 나의 기억 속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어릴 때는 자연이 너무 가까이 있어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했다. 관광지처럼 예쁘고 화려하게 꾸며 놓은 곳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투박한 아름다움도 있다는 사실을 요즘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 아름다움이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었다.

 

소안도에는 가학산이라는 큰 산이 있다. 어릴 때는 너무 높고 험해서 한 번도 올라가 보지 못했다. 작년 고향에 내려갔을 때 처음으로 가학산에 올라갔었다. 가학산은 서울의 인왕산보다 조금 더 높다. 가파른 언덕을 2시간 정도 올라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길이 험하긴 했지만, 등산로가 있어 길을 잃지는 않았다. 산 정상에 올라 두 팔을 벌려 보았다. 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이 내 품 안으로 들어올 것만 같았다. 멀리 바다를 건너 많은 섬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을 아래서는 보지 못했던 풍경이라 새롭고 아름다웠다. 저녁노을 때 올라왔다면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저녁노을 질 때 다시 올라오고 싶었다.

 

내가 한빛센터를 알게 된 것은 정혜신 선생님과 함께 한 플백 동창회 때였다. 플백 동창회 때 한빛센터에서 모였다. 20명이 넘는 인원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고,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한빛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혜영 님이 들려주신 한빛의 이야기와 한빛센터에 대해 알게 되었고, 조금이나마 후원하고 싶었다. 한빛센터의 활동과 방송노동자들의 든든한 연대에 마음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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