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업일치하며 노동하는 삶_유튜브 편집자 C의 이야기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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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 현장에는 작품의 완성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열정을 쏟는 종사자 여러분이 계십니다. 이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방송미디어 현장의 '더 아래로, 더 옆으로' 빛을 비추어 이들의 삶을 마주하고자 합니다. 방송일터에서의 나의 삶을 함께 이야기나눌 분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저희 센터 또한 '한빛이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통해 더 나은 방송미디어 노동 현장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빛이 만난 사람들> 세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유튜브 편집자 C님 / 인터뷰어 : 김영민 센터장

내용각색 : 김희라 기획차장



소개말 

《한빛이 만난 사람들》 세 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유튜브 편집자 C님입니다. 그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하는 영상을 하는 편집하는 일을 하고 계신 분입니다. 이제는 유튜브가 우리 일상 속에 깊게 들어와 있지만, 어떻게 작동하고 굴러가는지는 낯설기만 한데요. C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유튜브 생태계에 대해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유튜버가 하고 싶어서 하게 된 편집자로의 삶

유튜브 영상 편집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유튜버’를 해보고 싶었다. 그는 그래서 영상 작업하는 일을 배워보려고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편집 기술을 익혔다. 대학도 자연스럽게 연관 전공으로 진학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많이 보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MCN 회사가 개최하는 공모전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공모전 결과는 탈락이었다. 하지만 공모전에 참여했던 것을 계기로 편집 업무를 제안받게 되었고, 그렇게 유튜브 편집자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덕업일치’와 ‘노동’의 경계에서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만 그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열심’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일한 만큼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럴 수 없었다. 유튜브 편집자로서의 삶은 쉽지 않았다. 최저임금 수준만큼 벌기 위해선 쉬는 날 없이 일해야만 한다. 

그렇게 쉼 없이 일한 대가에는 디스크와 같은 직업병은 기본이고, 일부 크리에이터들의 갑질을 견뎌야 하는 것은 덤이었다. 어떤 때는 ‘앉아서 자막이나 치면서 일하니 편한 거 아니냐’는 업무에 대해 폄하하는 시선도 있다고 전하며 회의감을 느끼기도 한다. 속사정을 알지도 못하는 이들의 말에 상처받았을  C의 상황을 상상해보니 숙연해질 따름이다.



유튜브라는 무방비 지대

C는 편집 업무를 맡은 유튜브 채널이 성과를 내기 위해선 채널과 영상들이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걸려야 한다고 전했다. 알고리즘에 걸릴 확률을 높이려면 꾸준한 영상 업로드가 관건이기에 다수의 클라이언트(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은 1일 1영상 업로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가이드를 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업무 가이드를 처음에 제대로 주지 않으면 편집에 드는 시간이 늘어난다. 반대로 클라이언트가 간섭의 수준으로 개입이 지나칠 정도 심할 때도 있다. ‘이거는 이렇게 수정할 수 있지 않냐’는 수정 요구를 지나치게 많이 하면, 이럴거면 월급을 주고 일을 시켜야 맞다는 생각도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C는 관련 업계의 진입장벽이 점점 낮아지면서 인적 자원의 진입과 이탈이 반복되니 편집 작업에 대한 대가 역시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변화를 시작하려면

그는 유튜브 편집 업계에서 활동하는 편집자들 가운데, 중소 규모의 유튜브 편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람들이 중심축이 되어 현장의 실태를 개선하도록 한 뜻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백만 구독자를 둘 정도로 성장한 유튜브 채널은 편집자에 대한 처우가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중소 규모의 유튜브 채널의 크리에이터가 쏟아내는 업무량은 대형 유튜브 채널의 것과 큰 차이는 없을지라도, 그에 대한 대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기 때문에 실제로 불안정하고 낮은 처우를 몸소 느끼는 당사자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유튜버라는 직업이 무언가 자유롭게 일하면서 많은 소득을 올리는 선망의 대상처럼 비쳐지는 요즘이지만, 카메라 뒤 노동의 문제는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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