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촬영이 일상화된 세상에서 _ 촬영감독 Z

2024-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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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방송미디어콘텐츠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들어갑니다. 그런 현장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갑니다. 여러 직군에 있는 종사자들을 만나, 일에 대한 이야기와 고민, 꿈과 보람, 함께 바꾸고자 하는 가능성까지 함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한빛이 만난 사람들> 27번째 이야기입니다.



이번에 《한빛이 만난 사람들》 만난 분은 다양한 방식의 상업적인 콘텐츠 촬영 일을 하고 있는 촬영감독 Z님 입니다.


함께 한 사람들

인터뷰이 : 촬영감독 Z / 인터뷰어 : 김희라 기획차장

내용각색 : 김영민 센터장

 

길을 좀 더 넓혀가다 만난 영상 촬영 일

영상을 촬영하는 일은 사진을 찍는 일만큼 일상이 되었다. 행사나 공연에 대한 것이든 또는 홍보 목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때도 영상을 택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촬영 일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Z는 원래 처음에는 성우가 되고자 업계에 발을 들였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다른 일들도 하면서 저녁에는 성우 수업을 받으면서 병행하기도 하였다. Z는 성우라는 직업은 연령도 다양하고 최고 수준에 오른 성우들을 빼고는 소득도 비슷비슷하다고 말한다. 업계가 좁으니 생기는 여러 문제들과 또 연예인을 성우로 기용하고자 하는 경우들도 많다보니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고 느꼈다.

“근데 이 영상을 제작하다 보면 ‘내 목소리를 같이 녹음해서 내가 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성우 일과 같이 접목할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좀 들어서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쪽 업계를 좀 들어왔던 것 같아요.”

결혼식 영상 촬영 보조를 담당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촬영 일을 처음 하였고, 조금 더 길을 넓혀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촬영 일을 좀 더 하면서 경력을 쌓고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Z는 촬영 일을 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영상을 의뢰한 사람을 만족시키는 것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성우 생활을 제대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일이 들어와야 하는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촬영 일은 다르다고 말한다. Z는 일이 없어도 혼자서 찍고 다니면서 그걸로 무언가 만들어볼 수도 있고 계속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생각한다. 

 

일하려는 사람은 많지만, 일감은 적어지고 단가는 내려가고

“코로나 때는 유튜브 생중계를 하려고, 계속 카메라를 쓰고 스트리밍까지 많이 했는데, 최근에는 공연이나 행사들이 많이 줄고 있어요. 그래서 카메라 감독님들도 예를 들면 구인 사이트에서도 ‘일할 사람 구합니다’고 하면 단가가 높지 않은데도 10분 만에 한 거의 20건 이상의 댓글이 달리는 거예요.”

코로나 이후 어려워진 일자리 상황을 느낀다는 Z는 공연이나 행사 자체도 줄었지만, 행사마다 단가를 절감하려는 경향도 보인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카메라 3개가 들어가면, 하나는 풀샷으로 고정해놓고, 하나는 사회자로 고정하고, 나머지 하나는 움직이면서 찍으면, 움직이는 카메라에만 카메라 감독 하나를 쓴다고 한다. 상업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는 늘 구직하려는 사람이 많았고 진입장벽도 방송 매체에 비하면 조금 낮은 편이라 엄청난 고급 기술을 마스터하지 않아도 현장에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불황이기도 하지만 늘 일을 구하는 사람은 많은 상태 같다고 한다.

Z는 촬영보조로 시작해서 촬영 감독의 업무를 하고 있지만, 다른 방송 영역과는 다르게 경력보다는 작업한 영상물로 평가를 받는 편이라고 말한다. 회사에 메인PD로 들어가서 유튜브 분야의 일도 경험하였는데, 경력이 아니라 작업한 영상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말한다.

“상업적 콘텐츠를 풀어내는 직군들은 경력이나 연차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영향이 많이 큰 것 같아요. 좋은 영상들을 잘 만들어놓고 스케치 영상도 괜찮은 것들을 찍어서 편집한 결과물로 역량을 인정받아서 일감을 계속 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그런 점들이 중요해지죠.”

 

하루를 일해도 계약서를 쓰는 관행이 필요해

어떤 업무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개인 장비를 가져가는 경우에는 카메라 2대에 짐벌, 삼각대, 렌즈를 맞춰서 챙겨간다. 장비를 챙겨가는 경우에는 파손이나 분실 위험이 있으니 단가를 더 올려서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것을 잘 안주려고 하는 경우들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풍토여서 문제라고 Z는 말한다.

“사실 계약서가 없어요. 하루 일하러 가는데, 계약서를 거의 안쓰다 보니까 ‘그냥 믿고 가야 되는 거지.’라는 생각을 많이들 해서, 그러다보니 못 받은 돈이 좀 있거든요. 저는 이 일하면서 계약서를 써본 적이 한 번도 없고…”

하루를 계약하더라도 그 대가에 대한 지급 의무를 명확히 증명할 수 있어야한다고 Z는 말한다. 어떤 경우는 보안 등을 이유로 현장 촬영을 별도로 할 수 없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 작업했던 것에 대한 비용 지급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경력 관리 차원에서도 작업했던 것을 증명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그렇다고 먼저 계약서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상대방에게 무언가 ‘얘는 좀 귀찮게 하는 스타일이겠구나’하고 생각하게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당연한 것인데 이를 요구하는 것이 ‘얘가 우리를 못 믿는다’고 받아들이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래도 계약서를 쓰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서로 피곤한 분쟁 상황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Z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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