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눈물 - 박명옥님

20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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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의 눈물


눈부신 가을 햇살에 담겨 있는 너의 흐릿한 모습에

또르르 또르르 볼을 구르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 몰아칠 때

나는 이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학교 주변을 맴돌며 흘려보내고 흘려보낸다.


울타리 장미꽃에 어려 있는 어슴푸레한 너의 형상에

비가 오려고 뿌옇게 흐려지나 싶어

눈을 깜박거리며 눈물이 무거울 때

나는 머금고 쌓여 있는 그리움을 이기지 못하고

오늘도 입틀막을 하고 안곡 습지에서 오열을 한다.

 

김혜영 교장 선생님은 푸근하고 넉넉한 모습으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셨습니다. 또 교육활동은 학생 중심이어야 하고 관행적인 일에 의문을 제기하며 변화를 추구하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배움의 열정으로 다양한 연수도 참여하시고 독서와 글쓰기에 매진하셨습니다. 그렇게 교장 선생님은 당신의 시간과 몸을 한시도 편안하게 놔 주시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한빛에 대한 그리움 때문입니다.

 

저는 김혜영 교장 선생님과 안곡중학교에서 근무를 함께 했습니다. 김혜영 교장 선생님은 선배교사로서, 든든한 지원자로서 늘 용기와 격려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을 주시는 교장 선생님은 정작 한빛에 대한 사랑과 부재에 대한 슬픔으로 힘든 날들을 보내실 때가 많으셨습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가 교장 선생님만도 아니겠지만 한빛은 특별했습니다. 왜냐하면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를 읽으면서 그 특별함을 알게 되기도 했고 그 뜻이 ‘한빛노동인권센터’를 통해 펼쳐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빛노동인권센터’는 우리 모두가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현실을 깨닫게 합니다. 법적으로 완전하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이라는 역사적인 날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한빛의 뜻이 꽃으로 피고 나비가 그 위로 날아가는 날들이 조금씩 펼쳐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김혜영 교장 선생님은 한빛이 보고 싶어서 어딘가에서 눈물을 훔치고 계시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한빛은 더 이상 어머니의 눈물을 보고 싶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한빛의 뜻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 드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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