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관
DMC 한빛센터로 가며
월요일 한 주간이 시작되면 도봉동 집에서 DMC 한빛센터로 출근한다. 지난 8월 31일 학교에서 정년퇴직하고 나서 1주일에 2-3일은 한빛센터에 나간다. 월요일은 꼭 나가서 가능하면 한빛센터가 끝나는 시간까지 근무한다. 나머지 1-2일은 일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나간다. 오늘도 월요일이라 서둘러 집을 나서 10시에 한빛 센터가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출근했다.
집에서 나와 도봉역에서 서울역까지 1호선 전철로 42분, 서울역 공항철도로 환승하는데 10분, 공황철도로 DMC역까지 12분, 마을버스로 환승하는데 8분, 마을버스로 서울시산학협력연구센터 앞까지 10여분 집에서 한빛센터까지 1시간 30분이 걸린다.
이제 3개월쯤 이 길을 다녔으면 익숙해지고 나름 1시간 30분을 활용하는 요령도 익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낯설고 힘들어서 안절부절 못하고 시간을 보낸다. 어떤 때는 부러 딴 생각나지 않게 하려고 휴대폰에 몰두하다가 서울역을 지나쳐 남영역에서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집에서 출발해서 지나치는 풍경과 거리와 전철 하나하나, 에스켈레이터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에도 한빛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어디선가 한빛이가 “아빠!”하고 부르며 불쑥 뛰어나올 것만 같은 생각에 빠진다. 꿈이었는지 실제로 그랬는지 기억이 분간이 안 되지만, 한빛이 서울역 공항철도 승강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아빠’하고 부르며 바쁘게 가다가 잠깐 얼굴을 본 기억이 아른거린다. 공항철도에 오르면 항공여행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젊은이만 봐도 r가슴 속이 내려앉는다. 한빛이가 살아있으면 나름 공항패션으로 온갖 ‘폼과 멋’을 부리고 외국으로 뻔질나게 드나들었을 텐데......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빛이가 밤늦게 집에 오다가 집앞 건너편 CU 편의점에서 담배와 맥주 한 캔을 사서 편의점 밖 의자 앉아 피우고 마시는 것을 보면서 ‘요 녀석이 꼴초라서 집에서는 못 피우니까 한 대 피우고 오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나 혼자 피식 웃었더랬는데, 요즘 밤늦게 베란다에 나가면 어떤 젊은이가 편의점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우리 아파트 쪽으로 오면 한빛인가 하고 쳐다보다가 아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오늘도 9시에 집을 나서 10시 20분에 한빛센터에 도착했다. 오늘은 지난주 있었던 일들을 수첩에 정리하고 이번주 해야할 일을 정리하느라 서울역까지는 그런대로 한빛 생각을 덜 하고 왔는데 공항철도로 환승하기 위해 가는 긴 통로와 많은 에스켈레이터와 계단을 오르내리며 부딪치는 해외여행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젊은이가 유독 많아 벌써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있구나고 생각하다가 또다시 한빛이 생각나서 너무 힘이 들었다.
센터에 도착하면 센터의 식구들께 얼굴에 내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낯을 펴고 밝은 모습으로 센터에 들어서려고 마음먹고 들어 오지만, 센터에 들어서면 온통 한빛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어 평온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한동안 진정이 안된다. 그래도 센터에 있는 한빛이 살아있을 때 동영상으로나마 살아있는 한빛을 볼 수 있지만, 가슴 한켠에는 사무치도록 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한빛이가 1년동안 다니면서 어디엔가 흔적이 묻어 있을 이 길과 DMC 한빛센터에 오고갈 때 언제쯤에나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오갈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라도 할 건가!
- 이용관
DMC 한빛센터로 가며
월요일 한 주간이 시작되면 도봉동 집에서 DMC 한빛센터로 출근한다. 지난 8월 31일 학교에서 정년퇴직하고 나서 1주일에 2-3일은 한빛센터에 나간다. 월요일은 꼭 나가서 가능하면 한빛센터가 끝나는 시간까지 근무한다. 나머지 1-2일은 일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나간다. 오늘도 월요일이라 서둘러 집을 나서 10시에 한빛 센터가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출근했다.
집에서 나와 도봉역에서 서울역까지 1호선 전철로 42분, 서울역 공항철도로 환승하는데 10분, 공황철도로 DMC역까지 12분, 마을버스로 환승하는데 8분, 마을버스로 서울시산학협력연구센터 앞까지 10여분 집에서 한빛센터까지 1시간 30분이 걸린다.
이제 3개월쯤 이 길을 다녔으면 익숙해지고 나름 1시간 30분을 활용하는 요령도 익숙해질만도 한데 여전히 낯설고 힘들어서 안절부절 못하고 시간을 보낸다. 어떤 때는 부러 딴 생각나지 않게 하려고 휴대폰에 몰두하다가 서울역을 지나쳐 남영역에서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집에서 출발해서 지나치는 풍경과 거리와 전철 하나하나, 에스켈레이터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동안에도 한빛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어디선가 한빛이가 “아빠!”하고 부르며 불쑥 뛰어나올 것만 같은 생각에 빠진다. 꿈이었는지 실제로 그랬는지 기억이 분간이 안 되지만, 한빛이 서울역 공항철도 승강장으로 향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아빠’하고 부르며 바쁘게 가다가 잠깐 얼굴을 본 기억이 아른거린다. 공항철도에 오르면 항공여행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젊은이만 봐도 r가슴 속이 내려앉는다. 한빛이가 살아있으면 나름 공항패션으로 온갖 ‘폼과 멋’을 부리고 외국으로 뻔질나게 드나들었을 텐데......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한빛이가 밤늦게 집에 오다가 집앞 건너편 CU 편의점에서 담배와 맥주 한 캔을 사서 편의점 밖 의자 앉아 피우고 마시는 것을 보면서 ‘요 녀석이 꼴초라서 집에서는 못 피우니까 한 대 피우고 오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나 혼자 피식 웃었더랬는데, 요즘 밤늦게 베란다에 나가면 어떤 젊은이가 편의점에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우리 아파트 쪽으로 오면 한빛인가 하고 쳐다보다가 아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가슴을 쓸어내리곤 한다.
오늘도 9시에 집을 나서 10시 20분에 한빛센터에 도착했다. 오늘은 지난주 있었던 일들을 수첩에 정리하고 이번주 해야할 일을 정리하느라 서울역까지는 그런대로 한빛 생각을 덜 하고 왔는데 공항철도로 환승하기 위해 가는 긴 통로와 많은 에스켈레이터와 계단을 오르내리며 부딪치는 해외여행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젊은이가 유독 많아 벌써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있구나고 생각하다가 또다시 한빛이 생각나서 너무 힘이 들었다.
센터에 도착하면 센터의 식구들께 얼굴에 내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낯을 펴고 밝은 모습으로 센터에 들어서려고 마음먹고 들어 오지만, 센터에 들어서면 온통 한빛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어 평온을 유지하기가 어렵고 한동안 진정이 안된다. 그래도 센터에 있는 한빛이 살아있을 때 동영상으로나마 살아있는 한빛을 볼 수 있지만, 가슴 한켠에는 사무치도록 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진다.
한빛이가 1년동안 다니면서 어디엔가 흔적이 묻어 있을 이 길과 DMC 한빛센터에 오고갈 때 언제쯤에나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오갈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오기라도 할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