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관
시린 봄날이 간다
눈이 시린 봄날이 연두색으로 물들고 있다. 그리고 시린 봄날은 이제 곧 가고 말 것이다. 아직도 내겐 봄날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고 있다. 어릴 적 고향 언덕에 올라 보리피리 불던 추억을 그리워하며 그 고향산천에 연두색 물결이 살랑대던 봄날의 향기는 영영 오지 않을 것이다.
요즘 하루하루는 눈을 뜨면서부터 아니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기 전부터 눈에는 눈물이 고인 채로 시작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눈물이 고인 채로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빛이 남기고간 유일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인 애처로운 ‘푸리’(냥이) 먹이를 주면서도, 아침 운동을 하면서도 눈엔 눈물이 항상 고여 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한빛센터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 길거리를 걸으며, 버스나 전철 안에서 분주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보면서도, 센터에 도착하면 센터 공간 곳곳에 있는 한빛 이야기를 보며 눈가엔 눈물이 가득 서린다. 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자식 같은 센터 식구들을 보면 또한 눈시울이 아프다. 한의원에 가서 어깨가 고장 나 침을 맞을 때는 눈물이 나도 모르게 서럽게 흘러내린다. 저녁에 청년유니온 식구들이나 한빛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도 내 눈 속에 눈물 때문에 눈이 빨갛게 충혈된 것을 숨기고 싶지만 알아차리고 만다. 집에 오면 한빛 엄마가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 거죽만 남은 모습을 보면 가슴이 무너져 내리며 쓰디쓴 소케처럼 눈물이 눈가를 아른거려 얼른 화장실로 들어가 몰래 눈물을 훔친다. 끝내는 응급실까지 실려 간 애들 엄마를 보며 이제는 눈물이 아니라 애간장이 또 녹아내리는 듯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애써 눈물을 삼켜야 한다.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며 눈물이 흘러내려 베개를 적신다. 어쩌다 술이라도 한 잔 먹은 날은 소리 없이 흐느끼다가 한빛 엄마에게 들키어 서로 부둥켜안고 짐승처럼 통곡하며 눈물을 쏟아낸다. ‘생일’을 보면서 수호 엄마(전도연)가 수호 방에서 짐승처럼 울어대는 모습과 수호 아빠(설경구)가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며 꺼이꺼이 우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주체할 수 없게 흘러내렸다.
이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어찌 하오리까! 언제나 끝날 것인가?
이 시린 봄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 눈물이 멈출려나!
- 이용관
시린 봄날이 간다
눈이 시린 봄날이 연두색으로 물들고 있다. 그리고 시린 봄날은 이제 곧 가고 말 것이다. 아직도 내겐 봄날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지 않고 있다. 어릴 적 고향 언덕에 올라 보리피리 불던 추억을 그리워하며 그 고향산천에 연두색 물결이 살랑대던 봄날의 향기는 영영 오지 않을 것이다.
요즘 하루하루는 눈을 뜨면서부터 아니 이른 새벽잠에서 깨어나 눈을 뜨기 전부터 눈에는 눈물이 고인 채로 시작한다. 그리고 하루 종일 눈물이 고인 채로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면 빛이 남기고간 유일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인 애처로운 ‘푸리’(냥이) 먹이를 주면서도, 아침 운동을 하면서도 눈엔 눈물이 항상 고여 있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도, 한빛센터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서 길거리를 걸으며, 버스나 전철 안에서 분주하게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보면서도, 센터에 도착하면 센터 공간 곳곳에 있는 한빛 이야기를 보며 눈가엔 눈물이 가득 서린다. 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자식 같은 센터 식구들을 보면 또한 눈시울이 아프다. 한의원에 가서 어깨가 고장 나 침을 맞을 때는 눈물이 나도 모르게 서럽게 흘러내린다. 저녁에 청년유니온 식구들이나 한빛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먹으면서도 내 눈 속에 눈물 때문에 눈이 빨갛게 충혈된 것을 숨기고 싶지만 알아차리고 만다. 집에 오면 한빛 엄마가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져 거죽만 남은 모습을 보면 가슴이 무너져 내리며 쓰디쓴 소케처럼 눈물이 눈가를 아른거려 얼른 화장실로 들어가 몰래 눈물을 훔친다. 끝내는 응급실까지 실려 간 애들 엄마를 보며 이제는 눈물이 아니라 애간장이 또 녹아내리는 듯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애써 눈물을 삼켜야 한다. 잠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잠을 청해 보지만 쉽게 잠들지 못하며 눈물이 흘러내려 베개를 적신다. 어쩌다 술이라도 한 잔 먹은 날은 소리 없이 흐느끼다가 한빛 엄마에게 들키어 서로 부둥켜안고 짐승처럼 통곡하며 눈물을 쏟아낸다. ‘생일’을 보면서 수호 엄마(전도연)가 수호 방에서 짐승처럼 울어대는 모습과 수호 아빠(설경구)가 주먹으로 눈물을 훔치며 꺼이꺼이 우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주체할 수 없게 흘러내렸다.
이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을 어찌 하오리까! 언제나 끝날 것인가?
이 시린 봄이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 눈물이 멈출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