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방송고 교사대상 북토크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2022.05.31

김혜영
2022-06-02
조회수 410


5월 31일. 서울방송고 북토크가 있어 ‘학교’에서 ‘선생님’들을 만났다. 처음에는 방송통신고등학교(방통고)인가 하며 학교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아니었다. 방송영상과, 미디어콘텐츠과 등 방송미디어관련 성동구에 있는 특성화고등학교였고 그에 맞춰 교명이 바뀐 것 같다. 


지난 해 #성장학교별 김현수 선생님께서 초청해주셔서 #관심단(관계의 심리학을 연구하는 교사단) 교사 대상으로 북토크를 했었다. 그때 관심단회원이었던 여*화선생님이 노동인권교육 교사학습공동체를 만들어 모임을 가져오다가 한빛을 기억해 마련한 것이다. 

지난 해 학생 한 명 한 명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위해 모여서 꾸준히 학습하고 토론하는 관심단 선생님들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나는 그날 관심단을 처음 알았다) 특히 코로나 시기 아이들에 대해 고민하고 관계에 대해 대안을 찾아가고 있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물론 중심에는 그렇게 바쁜 중에도 끊임없이 이 나라 교육과 아이들을 걱정하는 관심단 지도교수(?)인 #김현수 선생님의 열정이 있었다. 한 사람의 열정이 이렇게 발전과 변화를 가져오지만 당사자는 너무나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나누어 함께 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여하튼 교사이면서도 더이상 무언가를 시도하고 고민하는 게 버거워 코로나가 전면화되기 직전에 어떻게 보면 도망치는 마음으로 나온 퇴직을 나는 지금도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마워하고 있다. 그래서 한빛이 나의 삶을 차지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더이상 교육이나 학교에 대해 관심을 안 가졌다. 내가 더이상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기도 했지만 그러면서도 전직교사로서 미안했고 불편했다. 결국 그 불편함이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 OUT’ ‘노동인권교육 무효화’ ‘학생인권조례 폐지’등의 문구를 당당하게(?) 내건 후보들을 보면서 나의 무관심(?)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게 했구나 통탄했다.

이번에 ‘학교’에서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가슴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뜻밖이었다. 곳곳에서 공동선을 위해 모여서 꾸준히 고민하고 머리를 모으는 교사들을 보면서 희망을 보았다. 이들이 있어 우리 교육은 희망을 말할 수 있구나. 그들도 ‘같이’ ‘함께’가 희망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힘을 얻고 표정이 밝아짐을 느꼈다.  

 퇴근 시간부터 시작했음에도 끝까지 함께 했다. 칼퇴근이 일상이기에 이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한빛을 기억하며 학생들의 노동인권교육과 학교생활에 대해서 성찰과 대안을 나누었다. 이야기할 때 감정이 복받쳐 우는 선생님들도 많았다. 정신없이 아이들과 생활하다 이렇게 마음이 통하는 동료교사들과 세상을 찬찬히 바라보며 그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다 보니 울컥했던 것 같다.

 예상은 했지만 여전히 교사들은 학교생활이 힘들구나. 그렇겠지. 아이들과의 소통, 동료교사들과의 관계, 학교 교육과정에 따른 업무, 수업, 생활지도 등에 어떻게 갈등이 없고 상처가 없으랴? 안타까운 것은 교사들은 그 상처를 혼자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현직에 있을 때 내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도 몰랐고 학교가 워낙 바쁘다 보니 손을 내밀 동료교사도 없어 힘들었다. 

 교사들을 위한 상담시스템이 절실하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으로 체계를 갖춰야 한다. 학생들을 위한 상담연수는 많이 있지만 정작 교사 자신에 대한 심리적 CPR은 없었던 것 같다. 교사들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심리적 CPR이 제도적인 장치로 마련된다면 학교도 더 건강해질 것이다. 건강한 교사가 동료교사와 학생들의 상처를 위로하며 부축하고 그 부축이 옆으로 이어질 때 당연히 건강한 학교와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다.

 서울방송고 북토크때 만난 ‘학교’와 ‘선생님’은 나에게 심리적CPR이 되었다. 다시 힘을 얻는다. 세상이 어떻든 씩씩하게 살아 나가자. 내가 받은 부축이 또다른 부축으로 이어지게.  

  #성장학교별  #김현수  #관심단  #네가여기에빛을몰고왔다  #심리적C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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