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유가족 소식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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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찾아온 2024년 6월입니다. 후덥지근한 초여름의 날씨는 벌써 올해의 절반이 지나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합니다. 무덥고 습한 날씨를 헤쳐가며 유가족분들은 언제나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6월의 유가족 소식! 지금부터 생생히 전해드립니다.




- 6월 8일, 제33회 민족민주열사 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참석

다시는 제공

지난 6월 8일, 서울시청 동편 도로에서 33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 추모제가 진행되었습니다. 추모제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 중 희생된 수많은 열사와 희생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열사와 희생자분들의 영정을 들고 무더운 날씨에도 힘든 기색 하나 없이 행진하였습니다. 이후 이어진 추모제는 추모사와 투쟁사 그리고 공연이 이어지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추모제에는 이용관 님, 김혜영 님, 김영민 센터장이 함께했습니다.




- 6월 15일 ~ 16일, 시민과 함께하는 치유와 연대의 서울광장 분향소 마지막 24시간 “시민들과 함께 진실 찾아 다시 떠나는 길”과 임시 기억소통공간 '별들의 집' 개소식 참석

한겨레 제공

지난 6월 16일 일요일, 10.29 이태원 참사 서울광장 분향소가 인근 임시 기억소통공간으로 이전했습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공간이자, 소통과 연대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태원 기록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영 님이 서울광장 분향소의 마지막 24시간과 개소식을 함께했습니다.

서울광장 분향소 마지막 운영 하루 전인 15일 오후에는 분향소 앞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치유와 연대의 서울광장 분향소 500일 마지막 24시간’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유가족들은 분향소를 찾아오거나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우리 모두가 안전한 사회 함께 만들어요!”라고 적힌 보라색 풍선과 간식들을 나누었습니다. 이후 6월 생일 희생자 추모제, 시민들과 나누는 밥상, 그리움 그리고 기억 문화제, ‘별은 알고 있다' 영화 상영회로 밤늦게까지 행사가 계속되었습니다.

서울광장 분향소 운영 마지막 날이었던 16일, 서울 분향소 앞에 모인 유가족과 시민들은 그리움과 다짐을 담아 희생자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이어 4대 종단의 추모 의식이 있고 서울광장 분향소의 운영 종료를 선언했는데요. 모든 영정을 내리고 유가족과 시민들은 서울광장을 한 바퀴 행진한 뒤 새로운 추모 공간인 별들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새로운 기억소통공간은 희생자들의 사진과 함께 2022년 10월 29일 당시 상황을 기록한 타임라인과 유가족들의 투쟁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이전한 분향소는 을지로 1가 부림빌딩 1층 실내로 이전했습니다. 공간은 오는 11월 2일까지 임시 공간으로 운영되며, 이후 특별법에 따라 추모사업위원회가 구성되면 이후 추모 기념관 설립 등 논의될 예정입니다.

15일 서울분향소 행사    관련기사보기

16일 별들의 집 개소식   관련기사보기




- 6월 19일, 건설의 날 산재 유가족 기자회견 '일하다 죽지 않게, 안전한 건설 현장' 참석

라이프인 제공

건설의 날인 6월 18일에 맞추어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 앞에서 산업재해 유가족과 5대 종교 단체 성직자, 생명안전 시민넷 관계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은 정부와 건설사에 건설 업계 노동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자리였는데요. 이날은 이용관 님이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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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2일, 산업재해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김재순 추모 모임과 5.18 광주 민주묘역 참배 및 탐방

다시는 제공

2020년 5월 22일, 광주광역시 하남산단에 있는 한 재활용 업체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노동자가 어떠한 안전관리감독 없이 홀로 일하던 도중 숨지는 산재 사망사고가 있었습니다.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에서는 6월 22일 영락공원에 모셔진 김재순 님을 찾아 함께 추모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다시는 제공

영락공원에서 추모를 마치고, 다시는 모임의 발걸음은 국립 5.18 민주묘역으로 향했습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참배와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날 자리는 이용관 님, 김영민 센터장이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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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8일 ~29일,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상은님 27번째 생일 축하 행사와 참배

이한빛 PD 유가족 김혜영님 제공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이신 이상은 님의 27번째 생일 축하 행사가 있었습니다. 28일 진행된 행사는 고 이상은 님의 유가족 분들이 생일을 축하하러 모인 이들을 환하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상은 님은 평소 봉사활동을 자주 하셨는데요. 그 마음을 기억하고자 청년밥상 문간으로 찾아온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해주셨습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고 이상은 님이 계신 세종시 전의면에 다녀와 유가족과 고인의 친구분들을 만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이태원 기록단으로 활동하고 계신 김혜영 님과 이용관님이 다녀왔습니다. 아래 김혜영 님이 남겨주신 후기 중 일부를 보내드리겠습니다.

... 상은엄마와 아빠는 분향소에서 자주 뵀지만 나는 항상 저만치 떨어져 있었다. 아직도 나는 유가족들께 선뜻 다가가지 못한다. 순간순간 울컥하고 많이 외로웠는데 먼저 다가가 안아줄 수 있지 않나? 내가 지나온 과정들을 그들은 조금이라도 짧게 겪기를 바라면서도 왜 적절한 위로의 말을 못하는 걸까? 번번이 용기내자 하면서도 내가 먼저 울 것 같고 하나도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그림자로 곁에 있게 된다. ...... 한빛아빠도 그랬지만 나도 한빛이 떠난 나이가 스물일곱 상은이의 올해 나이와 같아서 내내 한빛이가 생각나 힘들었다. 스물일곱! 얼마나 아름다운 나이인가? 얼마나 꿈이 많고 앞으로 살아갈 날이 희망으로 가득찬 날일까? 그런데 한순간에 그 날들이 사라져 버렸다. 그럼에도 상은엄마와 아빠가 슬픔을 딛고 이렇게 상은이의 생일잔치를 열어줘 고맙다. 상은이가 이 세상에 온 걸 축하하고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은 엄마 아빠의 마음과 지금 별이 된 상은이를 가장 사랑하고 곁에 둘 수 있었을 것이다. 나도 왜 가고자 했는지 모른다. 오지랖 넓게 살고 싶지도 않고 위선적으로 살고 싶지도 않다. 세상을 다 껴안고 살고 싶은 그런 마음 그릇도 안 된다. 단지 마음이 가는 대로 그냥 함께 하고 싶었다. 물론 나도 상은이를 만나고 오니 위로받은 느낌이랄까 그랬다. 그래서 상은이를 만나고 싶었고 상은엄마 아빠를 만나고 싶었나? 그럴 여지를 만들어준 상은엄마 아빠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로에게 ‘상처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가 됐구나. ...

김혜영님 페이스북 글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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