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일 이한솔님이 <문송면, 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5주기 합동 추모제>에 다녀왔습니다.

2023-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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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면, 원진레이온 노동자 산재사망사건

1987년  문송면님은 중학교 졸업을 앞둔 채 집안 형편 때문에 압력계기와 온도계 제조업체 협성계공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일한지 두 달 만에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 수은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하다 아프게 되었지만 회사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고, 노동부는 여러 이유를 대며 산재신청 접수를 막았습니다. 문송면 노동자의 이야기는 언론에 보도되며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마침에 산업재해를 인정받았으나 1988년 7월 2일, 열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인조비단 제조업체 원진레이온은 여러 유독한 화학약품을 사용하던 기업이었습니다. 공장에서 사용하던 약품 중 이 중 2차세계대전 당시 독가스 원료로 사용된 이황화탄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장에서 일하던 수많은 노동자들은 아무런 사실도 모른 채, 어떤 보호장구나 안전설비 없이 이황화탄소에 중독되어 전신마비, 언어장해, 팔다리 마비 등의 병을 얻었습니다. 당시 문송면 노동자의 기사를 접한 노동자들은 병의 원인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병 또한 직업병인 것을 알게 됩니다. 언론의 보도로 이들의 이야기가 드러났고,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들이 모여 대책위를 구성하고 직업병 인정 투쟁을 시작합니다. 5년의 투쟁 끝에 일단락되었고 이황화탄소 중독 직업병 915명 중 현재까지 230명 사망이라는 단일 직업병으로는 최대의 사건이 되었습니다.

지난 7월 2일 <문송면, 원진노동자 산재사망 35주기 합동 추모제>가 있었는데요. 이한솔님이 다시는 대표로 참석하여 발언했습니다. 한솔님이 추모제에서 발언한 내용을 아래 남깁니다.

산재피해자 네트워크 다시는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한솔 이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지 않는 슬픔이 있고 아물지 않는 상처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내고 마음 깊숙한 곳 한켠에 아픔을 묻어두고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응원과 지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대체로 사랑하는 사람과의 마지막과 이별하며 그의 생애를 쫓는 작업을 합니다. 떠나간 사람을 기억하는 과정에서 그의 생애를 이해하게 되는 아이러니이죠. 이들이 살아 있었다면 어떤 일상을 그리고 싶었을까. 이들을 억울하게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회에 대한 야속함과 안타까움을 시작으로, 내가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죽음의 이유를 기억하고 기억하는 길을 걷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다시는' 이라는 다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에서 다시는 이라는 다짐은 너무나 쉽게 무너집니다. 노동에 대한 존중이 조금씩 나아가고는 있다지만, 산재사고는 여전히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가와 기업은 권한과 책임을 포기하고, 정치의 이해관계 속에서만 소시오패스처럼 국민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지 못하는 슬픈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이렇게 긴 시간을 한 자리에서 굳건히 서계신 문송면, 원진노동자를 기억하는 분들 덕분에 저 역시 큰 힘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산재사고가 사라지지도 책임져야할 사람이 책임을 다하지 않음에도, 변화의 희망을 볼 수 있는 이유는 여러분들이 계셔서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형이 세상을 떠난지 6년이 더 지났습니다. 너무나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지만 35년을 함께해오신 분들을 바라보며 조금 더 힘을 내 걸어가겠습니다.

문송면 원진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고 기억하겠습니다. 다시는이라는 다짐을 다시 한번 굳건히 하겠습니다.


문송면 노동자,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이 겪었던 일을 기억하고,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한빛센터도 앞으로 열심히 활동을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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